영화 할인권의 효과는 컸다. 이른바 ‘목금토일 영화 6,000원 할인권’이 처음 적용 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나흘 동안 48만6,112명이 영화관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19에 대한 우려가 아직 큰 탓에 할인권의 관객 유인 효과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막상 할인권 배포 및 사용이 시작되자 전주 같은 기간(5월 28일부터 31일까지) 보다 2배 이상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방문한 것이다. 심지어 이는 역대 최저 월간 관객 수를 기록했던 4월(97만명)과 비교하면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관객 수는 지난 2월 말 대구에서 31번 코로나 환자 등장과 함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급격히 감소했다. 4월 평일에는 일 관객 수가 1만5,000명 선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그 여파로 신작 영화는 개봉을 계속 미루고, 일부 상영관은 임시 영업 중단에 들어가기도 했다.
5월 들어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하게 줄면서 황금연휴 때 일 관객 수가 10만 명 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코로나 그림자가 완전히 걷히지 않으면서 영화관의 한파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영화계는 단체 성명을 내고 정부에 지원책을 거듭 호소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산업계 피해 지원 대책을 수립하면서 고사 위기에 처한 영화계를 위해서는 1매당 6,000원을 할인해주는 소비 진작 쿠폰을 133만 장을 배포하기로 했다. 6월 1일부터 3주간에 걸쳐 전국 영화관을 통해 관객들에게 배포하되 관객들이 발급받은 할인권을 해당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에 상영하는 영화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소 복잡했지만 오랫동안 영화관을 찾지 못했던 사람들은 할인권을 적극 사용했다.
할인권 첫 적용일인 4일(목요일)에 8만4,161명이 영화를 봤다. 평일 관객이 8만명을 넘은 건 신천지발 코로나 감염 폭증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어 5일(금요일)에도 8만4,778명이 영화를 봤고, 6일(토요일)에는 16만5,755명, 7일(일요일)에는 15만1,418명이 영화관을 찾았다. 역시 2월 말 이후 가장 많은 휴일 관객 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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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 외에 다른 영화들도 할인권 효과를 누렸다. 할인권 적용 기간 동안 외화 ‘위대한 쇼맨’은 6만802명의 관객을 모았고, ‘프리즌 이스케이프’는 1만8,852명이 관람하면서 개봉 후 누적 관객 20만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오랜 만에 영화 관객이 늘면서 개봉을 대기 중인 영화들도 조심스레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침입자에 이어 ‘결백(감독 박상현, 주연 신혜선·배종옥)’이 오는 10일 한국 상업 영화 개봉의 배턴을 이어받고 같은 날 에디 레드메인·펠리시티 존스 주연의 외화 ‘에어로너츠’와 ‘들리나요?’,‘나의 첫번째 수퍼스타’,‘너는 달밤에 빛나고’ 등도 스크린을 찾는다. 또 11일에는 ‘도미노’,‘전망 좋은 방’,‘환상의 마로나’ 등이 개봉한다. 이들은 2주차 영화 할인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영화할인권 배포 3주차에는 애니메이션 ‘온워드’가 17일, 한국 영화 ‘사라진 시간’이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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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각 영화관은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권고하는 한편 좌석은 띄어 앉기로 배정하는 등 방역과 관람 안전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감독들을 보면 몹시 안쓰럽다. 수년 동안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간신히 배우를 섭외해 어렵게 영화를 만들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개봉이 계속 지연되니 얼마나 속이 타겠나.”라며 “최대한 조심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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