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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쉼터' 소장 사망…눈물 쏟은 윤미향 "언론·검찰이 죄인의식 갖게 해, 정말 미안"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A(60)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모사를 통해 A를 향해 거듭 “미안하다”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윤 의원은 또한 자신과 정의연을 두고 불거진 불투명한 회계 의혹 등과 관련, 마포 쉼터가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상황을 두고 언론과 검찰을 지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쉼터 소장 A(60)씨에 대한 추모사를 올려 “사랑하는 A 소장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나랑 끝까지 같이 가자 해놓고는 그렇게 홀로 떠나버리면 저는 어떻게 하라고…“라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갔으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라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손잡고 세계를 여러 바퀴 돌며 함께 다녔는데 나더러 어떻게 잊으라고…”라고도 적었다.

이어 윤 의원은 “2004년 처음 만나 함께 해 온 20여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날들이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아울러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했다. (A 소장이)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 ‘대표님, 힘들죠? 얼마나 힘들어요’ 전화만 하면 그 소리(를 했다)”면서 “나는 그래도 잘 견디고 있다. 우리 소장님은 ‘내가 영혼이 무너졌나봐요, 힘들어요’라고 하고는 금방 ‘아이고 힘든 우리 대표님께 제가 이러면 안되는데 미안해서 어쩌나’ (라고 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또한 윤 의원은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를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인 것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이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과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을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걸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다”며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고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버텼다”고도 썼다.

덧붙여 윤 의원은 “그러느라,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우리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며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 미안하다, 정말로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더불어 윤 의원은 “(A 소장이) 쉼터에 온 후 신앙생활도 접었고, 친구관계도 끊어졌고, 가족에게도 소홀했고, 오로지 할머니, 할머니(들을 위해서만 살았고), 명절 때조차도 휴가 한 번 갈 수 없었는데 미안해서 어쩌나”라고 쓴 뒤 “당신의 그 숭고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외롭더라도 우리 (김)복동 할매랑 조금만 손잡고 계시라”며 “우리가 함께 꿈꾸던 세상, 복동 할매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은 “홀로 가게 해서 미안하다”며 “이젠 정말 편히 쉬소서”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경기파주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A씨 지인으로부터 “A씨와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후 오후 10시35분쯤 경기 파주 A씨의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 소장으로, 해당 아파트에 혼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21일 정의연 기부금 사용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해당 쉼터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2012년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명성교회에게 지원받아 조성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로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생전 이곳에서 지냈고, 현재는 길원옥 할머니가 살고 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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