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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억울하다는 최서원 "이럴줄 알았으면 직책 맡을걸"

최서원 옥중 회고록 출간

최씨 '비선 실세'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

미르와 K스포츠도 정치 공작에 의한 것

JTBC 태블릿 입수 경로 불확실하다 주장

지난 5일 서울시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국정 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꼽힌 최서원씨의 옥중 회고록 ‘나는 누구인가’가 진열돼있다./한민구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 농단 혐의로 구속된 최서원(개명 전 이름 최순실)씨의 옥중 회고록이 지난 5일 출간됐다. 책을 통해 최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주변인들의 배신과 검찰의 조작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최씨는 박 대통령의 관계를 설명하며 ‘비선 실세’가 아님을 거듭 강조한다. 처음에는 청와대 입성 준비를 돕고 끝내려 했지만 “곁에서 가족처럼 수발해줄 사람이 필요했다”며 “그렇게 청와대에 들어가게 된 것이 필연적인 인연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한다. 이어 “어떤 직책을 가지고 정치를 한 적이 없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공식적인 직책을 맡아 당당하게 일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연설문과 박 대통령 취임식 한복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억울하단 입장을 피력한다. 최씨는 “연설문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박 대통령 본인이 짚어주면 정호선 전 비서관이 작성했다”며 “나는 정 비서관의 부탁으로 문맥적 흐름에 대해 일부 조언한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한복에 대해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니 챙겨드릴 가족이 없는 박 대통령께 측근이 한복 한 벌 해드리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라며 되묻는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설립하고 사익을 위해 이용했다는 것은 ‘정치공작’이라 호소한다. 최씨는 “전국경제인연합은 그룹별로 금액을 정해주었지만, 강제성은 없었다고 진술했다”며 “실제 일부 기업은 할당액보다 적게 출연했고, 요청을 거부한 기업도 있었다”고 말한다. 이어 “재단법인이라 모든 것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늘 감사를 받아야 한다”며 “한 푼의 돈도 갖다 쓴 일이 없고 결재를 한 일도 없다는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역설한다.

국정농단 사태를 밝히는 발단이 된 JTBC 태블릿 PC도 입수 과정이 불확실하다며 증거능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최씨는 “JTBC는 독일 집 쓰레기통에서, 그 다음엔 미승빌딩 쓰레기 더미에서, 그것도 통하지 않자 고영태 책상에서 가져갔다고 했다”며 “누군가 꾸민 계약임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시 JTBC 측이 밝힌 태블릿 입수 경로는 ‘더블루K’ 건물 한 곳이다. 최씨의 앞선 주장은 “그래 보인다”는 검찰 관계자의 발언을, 두 번째 주장은 장시호가 제출한 제2의 태블릿을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오는 11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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