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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인조로 돌아온 엔플라잉 "앞으로 75년 더 지켜봐주세요"

밴드 엔플라잉(서동성,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이 6월 10일 신곡 ‘아 진짜요. (Oh really.)’를 발표한다. / 사진=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4인조로 시작해 5인조, 4인조, 다시 5인조. 밴드 엔플라잉(N.Flying)의 데뷔 후 5년간은 쉽게 흘러간 적이 없다. 순탄하지 않은 길이었지만 묵묵하게 걸어왔고, 다시 출발선 위에 섰다. 앞으로의 목표는 팬들과 약속한 80년을 채우는 것. 엔플라잉은 이제 남은 75년을 다 함께 손잡고 천천히 걸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데뷔 5주년을 맞은 엔플라잉(이승현, 차훈, 김재현, 유회승, 서동성)은 8개월 만에 컴백을 앞두고 있다. 5일 일곱 번째 미니앨범 ‘So, 通 (소통)’ 발매 기념 인터뷰를 위해 모인 엔플라잉은 가장 먼저 새 멤버로 합류한 베이시스트 서동성을 소개했다.

“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컴백할 때마다 기대되고, 흥분돼요. 그런데 이번 앨범은 특히나 달랐어요. 시기도 힘든 시기여서 그런지 저희가 가수, 밴드로서 어떻게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했어요. 베이스라는 악기 자체가 카리스마 있는 악기인데 동성이가 있어서 더 단단하고 완성된 음악을 보여줄 수 있게 됐죠. 평균 연령과 체중도 낮아졌고요. 동성이는 노력하는 천재에요. 열심히 하는 친구여서 함께 해주는 것도, 저희와 어우러지도록 잘 해주는 것도 고마워요”(김재현)

엔플라잉과 서동성은 각각 멤버 변화와 해체 등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엔플라잉은 4인조로 데뷔한 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유회승을 멤버로 영입했고, 베이스를 담당했던 멤버가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탈퇴했다. 서동성은 같은 소속사에서 밴드 허니스트로 데뷔했었지만, 지난해 해체를 겪고 객원 멤버로 베이스를 담당했다. 이제 정식 멤버로 얼굴을 드러낸 서동성은 처음부터 엔플라잉 멤버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막내이자 새로운 베이시스트가 됐어요. 새로 합류하고 난 뒤 이번에 음악 방송 활동을 처음 하게 됐는데 긴장도 많이 되고 기대도 많이 돼요. 긴장을 많이 했는데 형들이 풀어줬어요. 형들이 경험했던 노하우들을 전수해 주고 팁 같은 것들을 굉장히 잘 알려줬고요. 이제 제 것으로 만들어서 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멤버로 들어오고 나서 형이 4명 생긴 기분이에요. 가족과 떨어져서 숙소에서 같이 살고 있는데 형들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형들이 너무 잘 챙겨줘서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을 정도예요.”(서동성)

밴드 엔플라잉(서동성,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엔플라잉이 5인조로 새롭게 선보이는 앨범의 타이틀곡은 ‘아 진짜요.(Oh really.)’. 이번에도 리더 이승협이 작사, 작곡을 맡았다. 대면과 비대면의 소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진정한 소통을 하고 있는지, “아 진짜요?”라는 영혼 없는 대답으로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가둬버리는 건 아닌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전반적으로 엔플라잉만의 유쾌함이 깔려 있지만 씁쓸함과 외로움도 느낄 수 있다.

“외부 엔지니어가 저희 회사 프로듀서의 일을 도와주러 왔었어요. 제가 옆에서 두 분이 이야기하는 걸 보는데 정말 안 친하고 어색한 사이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제3자 입장에서 계속 봤는데, 두 분이 이야기를 못 이어가고 ‘아 진짜요’라는 이야기만 하셨어요. 그때 제가 ‘외롭다’는 감정을 느꼈는데 이 감정을 곡으로 풀어보고 싶었어요. ‘아 진짜요’라는 의미가 요즘 시대에서 변질된 것 같아요. ‘네 진짜요’라는 가사도 있는데 듣는 분들이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이승협)

“‘아 진짜요’라는 말에서 외로움이 느껴진다는 것은 겉으로 볼 때는 대화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통이 되고 있지 않는 걸 의미하는 거예요. 저도 자주 쓰는 말이긴 한데 그런 의미는 담겨 있지 않고, 그냥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에요. 저는 얘기하고 있는 사람과 진심을 담아서 공감하고 싶어서 자주 쓰던 말이죠. 그런 이중적인 의미도 이 곡에 내포돼있지 않을까 싶어요.”(유회승)

뮤직비디오에서도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이어지지만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감정이 느껴진다. 엔플라잉은 뮤직비디오 곳곳에서 ‘TV쇼 진품명품’, ‘100분 토론’,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상 수상 장면, 홈쇼핑 등 각종 패러디를 통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러면서도 엔플라잉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기 위해 마냥 꾸러기 같고 유쾌한 모습은 내려놓기도 했다. 라이브 무대 장면에서 웃음기는 사라지고 무덤덤한 모습이다.

“제가 봉준호 감독님을 패러디 했는데 뮤직비디오에서 대사는 안 나오지만 실제로 봉 감독님이 수상소감에서 했던 말들을 모두 하면서 연기했어요. 홈쇼핑 패러디에서는 엔플라잉 5주년 맞이 응원봉을 제품으로 파는 장면들도 나오고요. 이런 여러 가지 패러디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뮤직비디오를 봤을 때 심심하지 않도록 했어요. ‘아 진짜요’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부분에서는 저희끼리 뭉쳐있는 그림에서 승협이 형이 TV를 보면서 말을 걸지만, 모두가 딴짓하면서 ‘아 진짜요’라는 대답만 하죠.”(김재현)

밴드 엔플라잉(서동성,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엔플라잉은 이번 앨범으로 6월 컴백 대전에 뛰어들게 됐다. 엔플라잉이 컴백하는 주만 해도 비투비 서은광, 하성운, 우주소녀, 다이아 등이 새 앨범을 발표하고, 앞으로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 가수들도 포진한 상황이다. 엔플라잉은 컴백 대전 합류에 대한 부담감과 기대감을 함께 드러냈다.

“그만큼 많은 노래가 나온다는 거고 새로운 케이팝이 탄생하는 것이니까, 아티스트로서 서로의 곡을 들으면서 저런 곡을 저렇게 풀이할 수 있구나라고 느끼게 될 것 같아요. 또 퍼포먼스와 함께 노래를 하는 건 다르니까 앞으로 음악 방송에서 어떤 무대를 보여주실지 기대돼요. 저희 또한 ‘아 진짜요’ 무대는 마냥 경쾌하지만은 않고 외로움이 있는 걸 보여줄 텐데 저희를 어떻게 바라봐 줄까 싶기도 해요.”(김재현)



“우리 팬들은 저희가 방송뿐만 아니라 앨범이 8개월 만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지치고 힘드셨을 거예요. 음악 방송에 나가게 돼도 직접 만날 수 없는 게 아쉽지만, 우리 모습을 보시고 소통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많이 기다려줬던 분들이 그리움이 해소됐으면 좋겠고요. 우리 스스로도 기다렸던 무대였기 때문에 기대가 돼요.”(유회승)

이번 앨범으로 엔플라잉이 이루고 싶은 것은 ‘공감’과 ‘위로’다. 지난해 글로벌 투어를 하면서 팬들에게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미안한 마음이라는 엔플라잉은 이번 앨범 주제가 ‘소통’인 만큼 직접적이지는 못해도 음악으로 간접적으로 소통하면서 팬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싶다.

“저희 ‘옥탑방’이라는 노래가 ‘기억조작송’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강제공감송’이 됐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노래를 듣고 ‘맞아. 걔 나한테 그랬었는데?’라고 떠올릴 수 있는 곡이 됐으면 해요.”(김재현)

“‘아 진짜요’라는 말은 주변에서 많이 들으시잖아요. 이 노래를 아시는 분들도 ‘아 진짜요’를 말해 보시면서 다시 한번씩 생각해보시고, 저희 노래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이승협)

앨범을 소개하는 내내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 엔플라잉은 팀 내 소통이 잘 되는 편이라며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다. 밴드인 만큼 합주할 때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평소 서로 서운한 일이 있을 때는 일명 ‘가족 식사’를 하면서 다 털어버린다. 남들에게 못하는 고민도 멤버들에게는 편하게 털어놓고, 감정의 민낯을 보여줄 정도로 의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제 또래 남자들에게 속상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나 싶은데, 제가 회승이와 이야기하면서 운 적이 있어요. 제가 팀에서 큰형이고 회승이는 막둥이 같은 동생인데도 이야기를 하면서 울었죠. 다른 느낌일 수도 있지만 전 그럴 때 소통이 잘 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이승협)

“멤버들끼리 같이한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까 표정과 눈빛만 봐도 알 때가 있어요. 가끔 재현이가 ‘나 무슨 생각 하고 있게?’라고 하면 회승이가 딱 맞춰서 놀랄 때도 있을 정도에요. 그럴 때마다 저희 팀은 소통이 굉장히 잘 되는 편이라고 생각했죠.”(차훈)

밴드 엔플라잉(서동성,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 사진=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족같은 엔플라잉에게도 남자 연예인의 숙명인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는 빼놓을 수 없는 산이다. 군필자인 유회승을 제외하고 엔플라잉 내 제일 먼저 군백기 스타트를 끊을 멤버는 맏형인 이승협. 일각에서는 1992년생인 이승협의 입대가 얼마 남지 않아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승협은 오래전 다리 부상을 당해 면제 판정을 받은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알린 적이 없다는 그는 조심스럽게 군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언제 말씀드려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저는 2014년에 다리 부상을 당하고 두 차례 수술을 받고 데뷔가 밀린 적이 있었어요. 그러고 나서 재검을 받게 됐는데 면제 판정이 나와서 군 복무를 못하게 됐어요. 팬분들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에요. 예전에 팬 사인회에서 물어본 분이 있어서 이야기한 적이 있긴 한데 예민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먼저 섣불리 말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저는 무대에서 뛰고 내려오면 다리가 엄청 부어요. 운동을 안 하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있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하고 있어요.”(이승협)

앞으로 다른 멤버들의 군 입대로 공백기가 생기기도 하겠지만, 엔플라잉이 엔피아(팬클럽명)와 함께할 날들은 더 무궁무진하다. 특히 서동성의 합류와 함께 5주년을 맞으면서 엔플라잉이 그리는 미래는 더 선명해졌다.

“그동안 엔플라잉은 ‘정신·개념·겸손’을 외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왔어요. 어떻게 하면 늘 신선한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동성이와 함께하게 되면서 새롭게 시작하게 됐어요. 곰돌이 푸, 알라딘 분장했던 것도 정말 새로웠잖아요. 이번 활동을 하면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신선한 모습을 보여드릴지 저희도 궁금해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김재현)

“엔플라잉은 데뷔할 때부터 시작해서 다사다난한 일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다사다난했어요. 옛날에는 뮤직비디오를 찍기만 하면 비가 오고 그래서 운이 안 따라주는 걸까 싶었죠. 그래도 열심히 하자고 무조건 긍정으로 해왔어요. 뒤를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하는데 앞만 보면서 왔고, 지금의 엔플라잉만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사람들이 봐주시는 엔플라잉처럼 청춘을 노래하고, 가족 같은 모습으로 계속 열심히 할 거예요. 80년 중에 5주년밖에 안 됐으니까요. 앞으로 75년 더 엔플라잉 지켜봐 주세요.”(이승협)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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