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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작가’ LGBT와 설전에 해리포터도 가세…“깊이 사과”

롤링, '월경하는 사람들' 표현 지적에

래드클리프 "트랜스젠더 여성도 여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인 JK 롤링이 ‘생물학적 성별’을 부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 LGBT와 설전을 벌인 가운데,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해리포터 역할을 맡은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트렌스젠더 여성도 여성”이라며 논란에 가세했다.

JK 롤링/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롤링은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을 ‘월경하는 사람(menstruate)’으로 지칭하는 것을 비꼬는 글을 올렸다. 그는 “예전에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단어가 있었을 것”이라며 “누가 도와달라. 움벤(Wumben)? 윔펀드(Wimpund)? 우무드(Woomud)?”라고 적었다.

롤링은 이와 함께 칼럼을 언급했다. 이 칼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봉쇄령 등이 내려진 가운데 생리를 하는 일부 여성들이 화장실이나 비누, 물 등에 안전하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롤링이 문제 삼은 부분은 이들을 ‘소녀와 여성, 월경하는 사람들’이라고 칭한 부분이다. LGBT 그룹에서는 생리하지만 남성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나 논바이너리(성별을 남녀로만 구분하지 않는 것) 등을 고려해 ‘월경하는 사람들’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표현은 여성을 생리하는 집단으로만 한정 짓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롤링의 트윗에 대해 LGBT 그룹은 비판에 나섰다. 이들은 “실망이다”, “일부 트랜스젠더도 월경을 한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롤링은 “성별(sex)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동성들끼리 끌릴 일도 없다”며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에서 여성들이 살았던 현실이 지워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트랜스젠더들을 알고 사랑하지만 성별의 개념을 없애면 많은 이들이 그들의 삶을 의미 있게 설명하지 못하게 된다”며 “진실을 말하는 것이 혐오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모든 트랜스젠더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진실하고 편하다고 느끼는 대로 살 권리를 존중한다”며 “당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다면 함께 행진할 것이다. 동시에 나의 삶은 여성이 됨으로써 형성됐다. 나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증오를 나타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롤링의 반박에도 미국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GLAAD는 “롤링이 계속 성 정체성과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실을 고의적으로 왜곡하는 이데올로기에 동조하고 있다”며 “2020년, 이 시대에 트랜스젠더를 공격하는 데 변명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 /EPA연합뉴스


래드클리프도 설전에 가세했다. 그는 LGBTQ 청소년 자살 예방 단체인 트레버 프로젝트의 블로그 게시물에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이라며 “반대되는 표현은 트렌스젠더들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없애며, 이 문제에 대해 조(롤링)나 나보다 훨씬 더 전문성을 가진 전문의료협회가 제시하는 모든 조언에 어긋난다”고 적었다. 그는 트레버 프로젝트 조사에서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 청소년의 78%가 성 정체성 때문에 차별의 대상이 된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그는 롤링의 트윗에 실망한 팬들에게는 “책에 대한 경험이 변색됐다고 느끼는 모든 사람에게, 이 코멘트가 당신들에게 끼친 고통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이 이야기에서 귀중했던 것들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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