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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풍트윗’ 눈앞에 들이대도…공화당 의원들 ‘아무것도 몰라요’

난감한 공화당의원들 "트럼프 트윗 모른다" 일관

NYT, 트윗으로 해고하는데 안 보는 것 '불가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등에 대해 선동적인 ‘폭풍 트윗’을 날리며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공화당 의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연일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극좌집단을 언급한 일 등이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들은 ‘해당 트윗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거리 두기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경찰에 밀려 부상당한 노인에 '극좌·설정' 주장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작성한 트윗을 인쇄해 공화당 의원들에게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성한 트윗에 대한 의견을 물을 때마다 공화당 의원들이 해당 트윗을 보지 못했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이날 기자들이 인쇄해 제시한 것은 뉴욕주 버펄로 시위 현장에서 진압에 나선 경찰에 의해 크게 다친 75세 노인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었다. 마틴 구지노라는 이름의 노인은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뒤로 넘어졌고 머리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경찰의 대응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버펄로 시위자는 안티파 선동가일 수 있다”며 “내가 보니 그는 밀쳐진 것보다 더 세게 넘어졌다. 설정일 수 있다?”라고 음모론을 제시했다. ‘반(反)파시스트’의 줄임말인 안티파는 극좌 집단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전국으로 확산한 시위의 배후 중 하나로 이들을 지목해 왔다.

공화당 의원들 '아무것도 몰라요'




하지만 기자들의 이 같은 준비에도 공화당의원들은 이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NYT는 대통령의 선동적인 발언에 대한 문서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화당의원이 이날 국회의사당 복도를 달려가는 동안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화당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순간부터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데, 이번이 가장 생생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공화당 소속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CNN 기자에게 “지금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해 본 적이 없다”며 “트위터를 읽지 않고 오직 글만 작성한다”고 답했다. 루비오 의원은 트위터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의원 중 한 명이다. 공화당 소속 캐빈 크래머 상원의원 역시 “그(대통령)가 말하는 사건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주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내가 말했듯이 공화당 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은 지난 2주간의 사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고 답을 피했다. 공화당 상원 2인자인 존 튠 상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영상을 모두 봤다면서도 “우리 대부분은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정치 평론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모두 기자들이 취재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트윗 안 보는 것 '불가능'
NYT는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피드를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8,190만명 상당의 팔로워를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갑작스럽게 해고를 통지하거나 정책 변화를 알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커스텐 닐슨(사진) 국토안보장관 등 트위터를 통해 해고 사실을 통보한 바 있다. 이 밖에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한다는 것부터 관세를 올리겠다는 등의 정책도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밝혀왔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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