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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 男 증가율 심상찮네…여성의 2.6배

키높이·뾰족구두 등 영향 5년새 17%↑

진료인원 여성이 4.5배 '하이힐병' 불려

엄지발가락 휘고 튀어나와 염증·통증

여유있는 신 신고 족욕 증상개선 도움

43세 여성 직장인 A씨는 20년 넘게 하이힐과 여름 샌들을 즐겨 신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오른쪽 엄지발가락 바깥쪽 돌출 부위의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무지외반증 후기라는 진단과 함께 수술을 받느라 일주일가량 쉬었다. 그래서 최근 시작된 무더위에도 시원한 샌들을 찾지 않는다.

하이힐이나 키 높이 깔창을 끼운 신발을 오래 신으면 무게중심이 발바닥 전체가 아닌 발 앞쪽으로 쏠려 발가락 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발볼이 좁은 신발을 즐겨 신으면 엄지 또는 새끼발가락뼈에 반복적인 외상이 가해져 발 모양이 변형된다.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에게 주로 발병해 ‘하이힐병’ ‘걸그룹병’으로 불리는 족부관절질환인 무지외반증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인원 6만1,550여명(후천성) 중 82%인 5만300여명이 여성으로 남성의 4.5배나 된다.

다만 2015~2019년 진료인원 증가율은 남성이 17%로 여성(6.5%)의 2.6배다. 최근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남성에서 무지외반증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과거와 달리 남성들이 외모·패션에 관심을 가지면서 신발에 키높이 깔창을 하거나 발볼이 좁은 구두, 샌들 등 보행에 무리를 주는 다양한 신발을 착용하게 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뼈와 관절을 이루는 발허리뼈(중족골·中足骨)가 안쪽으로 벌어지면서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분이 안쪽으로 튀어나와 신발과 마찰을 일으켜 염증·통증이 발생한다. 또 엄지발가락뼈의 여러 힘줄이 정상 배열에서 이탈하거나 관절의 윤활 주머니(관절낭)가 늘어나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휜다.

이렇게 되면 엄지 쪽으로 실리던 체중이 두세 번째 발가락뼈 쪽으로 옮겨가면서 발바닥에 굳은살이나 통증이 생긴다. 바른 자세로 보행하기 어려워지고 장시간 걸으면 발이 쉽게 피로해진다. 심한 경우 엄지 관절이 빠져 보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흔히 평발, 넓적발, 발의 앞부분이 안으로 휘어진 ‘중족골 내전증’ 등 선천적 요인과 하이힐·뾰족구두 등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률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이경민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이 불편한 신발 착용은 1주일에 3~4회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실내에서는 편안하고 굽이 낮은 신발로 갈아 신어 다리의 긴장을 풀어주고 틈틈이 발가락과 다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며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면 발 주변의 피로를 풀어주고 인대·관절이 위축되지 않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외형 변형과 환자의 불편함 정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나 수술 등을 한다. 초기에는 돌출 부위 및 발가락 아래쪽을 자극하는 굽이 높고 발볼이 좁은 신발 착용을 피한다. 굽은 3~4㎝ 이내로 하고 본인 발보다 1㎝가량 여유 있고 부드러운 재질의 신발을 신는 게 좋다. 교정 안창 등으로 보존적 치료를 시도할 수도 있다.

대동병원 족부관절센터 유성호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발이 살짝 변형된 초기에 족부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방치하면 보행 변화는 물론 엉덩이·무릎·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면 수술을 고려한다. 뼈를 잘라서 각도와 위치를 본래 위치로 복원하는 수술 등이 시행된다. 수술 후 보조장치 없이 걷기까지는 6주가량 걸리며 그전까지는 목발 보행이 가능하다.

한편 무더운 여름철에는 밑창이 얇고 딱딱한 플랫 샌들이나 발가락 사이로 신발을 지탱하는 ‘조리’ 등을 많이 신는다. 하지만 이런 신발은 앞부분으로만 무게를 지탱해 발바닥 앞쪽에 과다한 무게가 가해지며 보행 시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돼 발과 발목 등에 힘이 과도하게 들어간다. 걸음걸이 불안정으로 발가락 변형 및 무릎·골반·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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