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이돌 걸그룹 S.E.S. 출신 슈(39·본명 유수영)가 3억원대 대여금 반환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것에 불복해 항소했다.
1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슈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이동욱)에 항소장을 냈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27일 박모씨가 슈를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3억4,6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박씨는 지난해 5월 슈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다며 슈를 상대로 자신에게 빌린 3억4,000여만원을 갚으라면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박씨는 지난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에서 슈를 만나 친분을 쌓았고, 이후 슈가 도박 빚을 갚지 않자 소송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슈 측은 재판 과정에서 “박씨의 수표로 교환한 카지노 칩 중 일부는 박씨도 사용했으므로, 수표 액면금액 모두 빌린 금액으로 볼 수 없다”면서 “수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도박자금을 상습적으로 빌려준 점, 도박을 적극 권유하고 도박자금을 빌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도박을 방조한 점 등을 고려하면 대여금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카지노 칩 일부를 박씨가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는 한편 불법원인급여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카지노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해외이주자의 출입이 허용돼있고, 슈는 일본에서 출생한 일본 특별영주권자라서 일반적인 도박행위와 달리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서 “박씨가 슈에게 도박 자금을 대여해 슈의 도박행위를 조장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이 대여행위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슈는 도박 채무로 인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궁박한 상태에 빠져 있었고 박씨는 이를 알면서도 자금을 대여했으므로 무효라는 주장을 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도 했다.
한편 슈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에서 26차례에 걸쳐 총 7억9,000만원대 규모의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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