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천억 유로의 부실 대출을 처리하기 위해 ‘배드뱅크’ 설립 방침을 논의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ECB가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최근 몇 주간 관련 논의가 빠르게 진전됐다고 보도했다. 배드뱅크는 금융기관에서 발생한 부실 자산이나 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되는 기관으로, 배드뱅크에 자산을 매각한 은행은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된다.
ECB는 코로나19로 인한 부채가 불어날 것으로 전망, 배드뱅크 논의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통계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부채는 5,000억유로(약 676조7,8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ECB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될 경우 경제 정상화가 늦춰져 부실 부채가 1조유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ECB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이 모여 배드뱅크 설립을 의제로 하는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관건은 독일 측의 동의다. 통신은 “독일이 코로나19 회복기금 마련을 위해 EU 차입금을 모으는 방안에 대해 동의했지만, 다른 국가의 부채에 대해 공동책임을 지는 것은 오랫동안 반대해왔다”고 전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유럽증시는 상승 출발했다. 이날 오후 4시 27분 기준 유로스톡스 50지수는 전장대비 30.55포인트(0.92%) 오른 3,351.26에 거래됐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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