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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서비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삭제한 이유는

노예제도 묘사에 무지 비판받아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맞물려

고전명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의 서비스 목록에서 삭제됐다고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영화는 남북전쟁 시대를 로맨틱하게 표현하면서 인종차별을 호도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HBO 맥스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인종적인 측면에서 이 영화가 가진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역사적 맥락에 대한 논의와 함께 이 영화를 다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939년 12월 19일 미국 뉴욕에서 ‘바람과함게 사라지다’가 상영되는 가운데 사람들이 아스토르 극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영화는 최우수작품상을 포함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영화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북전쟁 전 남부를 장밋빛으로 묘사하고 노예제도의 참상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고착화하고 백인 노예주를 영웅적으로 묘사한 부분도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HBO 맥스 측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그 시대의 산물로, 불행하게도 미국 사회에서 흔하게 가진 인종에 대한 편견을 묘사하고 있다”며 “이 인종차별적인 묘사는 그때도 지금도 잘못됐기 때문에 우리는 설명 없이 이를 유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HBO 맥스 측은 추후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역사적 맥락에 관한 설명과 함께 콘텐츠 목록에 복귀시킬 것이지만, 영화에 별도의 편집을 가하진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영화를 편집하는 건 이런 편견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일과 마찬가지”라며 “더 정의롭고, 공평하며,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려면 우선 역사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예 12년’의 시나리오 작가인 존 리들리는 LA타임스에 이 영화를 내려달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작성한 바 있다.





NYT는 지난 1939년 영화 개봉 당시에는 이 같은 비판이 없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이 영화에 대한 불편함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유서 깊은 극장인 오르페움 극장은 이 같은 불만을 반영, 34년 만에 이 영화의 상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전날 BBC는 코미디 시리즈 ‘리틀 브리튼’의 에피소드 한 편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삭제했다. 해당 에피소드에는 검은 얼굴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BBC 대변인은 “리틀 브리튼이 처음 방영된 이래로 시대가 바뀌면서 현재 BBC i플레이어에서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처음으로 방영된 리틀 브리튼은 다양한 계층의 영국인들을 패러디하는 등의 내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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