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골 마을의 가난한 백인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것일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빈곤층으로, 누구도 들어본 적 없을법한 시골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을 꾸려가는 이들은 인종과는 무관하게 미국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다. 이들은 10대에 임신을 하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안정된 직업을 갖지 못해 임시직을 전전하고, 주거도 불안정해 이곳저곳을 떠돈다.
신간 ‘하틀랜드’는 저자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한 ‘미국 시골 백인 빈곤 여성’이라는 존재와 삶을 그 어떤 책보다 정확히 기록하고 증언한 책이다. 저자인 세라 스마시는 캔자스의 시골 농장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보냈으며, 현재 경제적 불균형에 관해 활발히 논평하는 학자다.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기 딸 ‘오거스트’에게 이야기하는 2인칭 서술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미국 시골의 빈곤층으로 자란 삶을 기록하며 가난의 고통스러운 문제들을 하나씩 관찰했다. 당사자이기에 가능한 기록이지만 연구자로서의 엄밀함과 객관성을 놓치지 않았다.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계층 분리가 점점 가속화 하고 있는 만큼, 가난의 복잡성을 다룬 이 책은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1만8,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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