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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빠져...최저임금위 첫날부터 '삐걱'

"일정 조율했는데"...기싸움 시각

勞 "취약계층 생계 보장해야"

使 "코로나사태로 기업 생존기로"

11일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민주노총 몫 근로자위원의 전원 불참으로 뒤 좌석이 비어 있다. /세종=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지만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출발부터 삐걱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불확실성이 큰데다 노사가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양보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최저임금 심의가 진통을 겪을 것임을 예고했다.

최저임금위는 1차 전원회의를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었다. 근로자위원 9명 중 민주노총이 선임한 윤택근 부위원장, 김연홍 기획실장,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사무처장,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 9명과 공익위원 9명은 모두 출석했다. 민주노총은 불참 사유로 “최저임금위에서 일방적으로 날짜를 잡아 위원들의 스케줄 조정이 안 됐다”며 “윤 부위원장은 오늘 전주에서 같은 시간에 대행진 일정이 미리 잡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위 안팎에서는 민주노총 몫 근로자위원의 불참은 기 싸움의 성격이 짙다는 시각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주에도 실무진 사이에서 회의를 개최해 일정을 조율했다”며 “시기적으로 이번주 중에 열릴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의 한 위원은 “첫 회의에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보통 최저임금위 1차 전원회의에서는 그동안의 경기 동향을 정부로부터 보고받고 향후 일정을 조율한다.



올해도 코로나19발 경기침체 분위기를 반영한 듯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심의가 시작됐다. 예년과 같이 올해도 실질적 동결 수준의 인상률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지만 노동계에서 취약계층의 생계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전무후무한 엄중한 상황”이라며 “아무리 좋은 의도가 있어도 제도와 의도를 적기에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중소 영세사업장이나 소상공인이 3년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을 겪었고, 코로나19가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금은 위기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취약계층의 고용을 지키고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를 지키는 안전망이자 생명줄로 역할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예년과 같이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지역별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첫 회의는 오는 18일 광주와 대전에서 열린다. 2차, 3차 전원회의는 각각 오는 25일과 29일 열릴 예정이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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