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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드뷔시의 파리]음악으로 그려낸 '파리의 두 얼굴'

■캐서린 카우츠키 지음, 만복당 펴냄





‘달빛’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음악가 클로드 드뷔시는 신비롭게 울려 퍼지는 특유의 곡으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다. 드뷔시의 음악은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되는 ‘벨 에포크’ 시대 프랑스 파리에서 탄생했다. 그의 곡에는 그 시절 파리지앵들이 누렸던 기쁨과, 새 것과 옛 것이 뒤섞인 혼란스러움도 함께 녹아있다.

신간 ‘드뷔시의 파리’는 드뷔시의 삶과 음악을 그가 살던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와 함께 그려냈다. 당시 파리의 인종차별, 식민주의, 민족주의로 얼룩진 불안한 풍경도 함께 담겼다.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인 저자 캐서린 카우츠키는 파리에서 안식년을 보내며 이 책을 구상했는데, 카우츠키는 “드뷔시의 일대기를 담았다기보다는 그의 삶과 음악을 관통한 파리라는 대도시의 렌즈를 통해서 드뷔시를 고찰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며 “드뷔시는 당시 사회적·예술적 관심사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였다”고 전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벨 에포크 시대의 예술은 전통과 현대가 격렬하게 충돌하는 장이었다. 시인들과 지식인들이 살롱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철학을 논하는 동안 도시에 새로이 생겨난 쇼핑 아케이드와 백화점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캉캉 춤이 도시를 점령하는 동안 한편에선 전통 춤곡인 미뉴에트를 고집했다. 드뷔시는 이런 파리의 양면적인 풍경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포착해 음악에 담아냈다고 저자는 말한다. 1만8,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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