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에서 쌀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기후변화 등으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쌀 선물가격은 최근 2주 동안 47% 급등하면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1헌드레드웨이트(cwt)당 쌀 선물은 지난달 27일 16.36센트에서 이달 5일 장중 한때 23.565센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WSJ는 “최근 상품시장에서 쌀 선물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쌀 소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은 쌀 같은 필수품을 대거 비축했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에 따르면 5월까지 이어진 13주 기간에 쌀 소매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늘었다.
반면 공급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쌀 생산량은 17% 감소한 1억8,470만cwt를 기록했다. 이는 쌀 재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칸소·미주리·미시시피·루이지애나·텍사스 등에서 지난해 봄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기 때문이다.
쌀값은 아시아에서도 오르고 있다. 인도와 베트남 같은 주요 생산국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쌀 수출금지 조치를 철회한 후에도 상승세를 보일 정도다. 실제로 태국에서는 가뭄이 기승을 부리며 찹쌀 수출가격이 지난달보다 1.4% 오르기도 했다. 동남아시아의 장마철이 7월에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지는 만큼 아시아 쌀 가격에 더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최대 2위 쌀 생산국인 인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조치로 현지 수출업자들이 쌀을 해외로 보내는 데 제약을 받는 실정이다. 한 전문가는 “인도 항구들은 화물 컨테이너가 50~60% 부족해지면서 화물운송비가 32% 인상됐다”며 “이는 특히 제품을 선적할 컨테이너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인도 쌀 수출업자들에게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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