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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흑인 사망' 시위 참가자 코로나19 확진에 '비상'

확진자와 1.5m 이내 참가자 격리조치

의료관 "정부의 만류가 적절했음을 입증"

지난 6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시민들이 모여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호주에서 열린 시위 참석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1일(현지시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브렛 서튼 호주 빅토리아주 수석 의료관은 “지난 6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위에 참여한 남성이 하루 만에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다”며 “확진자인 그를 통해 다른 참가자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위 현장에서 확진자와 1.5m 이내에서 15분 이상 있었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격리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한 당국의 거듭된 만류에도 지난 6일 멜버른에서는 수천 명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에 참여했다. 서튼 의료관은 “시위자 중 하나가 확진자로 드러나면서 정부의 만류가 적절했음이 입증됐다”면서 “다른 감염자가 있더라도 증상이 나타나려면 10~14일이 걸려 새로운 바이러스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시위 참가자들을 비난하면서 “이들의 이중잣대는 호주인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으며 코로나19 봉쇄를 완화하는데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호주에서 지난 주말 열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참가자들은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 뿐만이 아니라 자국 내 원주민들에 대한 차별을 향한 분노도 표출했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호주의 원주민 인구는 2,500만 인구의 3.3%에 불과하지만, 교도소 전체 수감자의 4분의 1 이상이 원주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민들이 비토착 호주인보다 기대수명은 9년 정도 적고 유아사망률은 더 높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호주 국립대학 연구진은 “원주민들이 사회에서 직면하는 견고하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에 대한 증거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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