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6일 사망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마포 쉼터 소장 손모(60)씨의 사인에 대해 “의문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곽 의원에 대해 ‘십자포화’를 쏟아 붓고 있다.
12일 오전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곽 의원은) 공개 사과하라”며 집단 반발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위안부 쉼터 소장의 죽음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경찰이 타살 혐의 없다고 확신하고 있음에도 곽 의원은 고인의 사망 당시 정황까지 세세히 공개하면서 타살 의혹 제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사망 관련 정보를 취득하고 유족 외 알아야 할 이유 없는 불필요한 정보를 공개해 음모론을 유포하고 있다”며 “고인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이 국회의원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 참담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 위해 헌신해온 고인을 모욕하지 말라.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곽 의원의 과거 공안 검사 이력까지 언급하며 맹폭에 나섰다. 설 최고위원은 “곽상도 의원은 이제 과거의 공안 검사가 아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수사팀 일원이었던 생각에 젖어있는지, 아직도 쉼터 소장이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의문사, 타살 상황이 있는 듯 여론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은 대단히 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은 지난 11일 밤 윤 의원이 “고인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는 뜻을 밝힌 뒤 나왔다. 윤 의원은 곽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은) 고인의 죽음과 관련해 최초신고자가 윤 의원실 비서관이라는 것을 이유로 윤 의원에게 상상하기조차 힘든 의혹을 또다시 덮어씌우고 있다”며 “고인과 비서관, 윤 의원의 끈끈한 자매애를 모르고 하는 허언에 불과하다. 이들은 가족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결과 타살 혐의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며 “그런데도 곽 의원은 ‘음모론’을 제기하며 자신이 아직도 검사인 양 기획 수사를 지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앞서 곽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인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수사기관에 ‘충분한 해명’을 요구했다. 곽 의원은 “저희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으로부터 공식 답변받은 자료에 의하면, 고인은 ‘화장실에서 샤워기 줄로 목을 감은 뒤 앉은 채로 사망한 것으로 발견됐다’고 한다”며 “과연 앉아서가 되겠나. 앉은 상태에서 어떻게 가능한지 이런 내용을 경찰이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양손으로 샤워기 줄을 당기고 있었는지, 사망 당시 손 위치에 대해 물으니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며 “경험이나 상식에 비춰볼 때 앉은 상태에서 샤워기 줄을 목에 감아 본인 의지만으로 사망까지 이른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사인이 납득 간다면 할 말 없지만 제 설명이 맞다면 이것도 의문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의원이 제기한 ‘의문사’ 의혹에 더해 손씨가 돈세탁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오전 조선일보는 최근 손씨의 사망 기사에 댓글을 달아 손씨가 돈세탁을 했다고 주장한 네티즌 A씨가 최근까지 마포쉼터에서 거주하던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손녀라고 보도했다.
손녀 A씨는 해당 댓글에서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저 소장님이 할머니 은행계좌에서 엄청난 금액을 빼내 다른 은행계좌에다가 보내는 등의 돈세탁을 해온걸 알게 됐다”며 “(손씨에게) 그 금액을 쓴 내역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저런 선택을(했다)”고 적었다. 이어 “뒷배도 없이 그동안 그렇게 돈을 빼돌린 것도 아닐 테고. 그 뒷배는 윤미향이겠고”라며 윤 의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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