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지난 4월 국내총생산(GDP)이 20.4% 급감하며 월별 사상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ONS)은 4월 GDP가 전월 대비 20.4%나 줄었다고 이날 밝혔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8.4%를 훨씬 밑도는 수치이며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 최대 하락폭이다. 4월까지 3개월 기준으로는 10.4% 줄었다.
영국 GDP가 기록적으로 폭락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시된 봉쇄조치의 영향이 본격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며 각국 정부가 내린 봉쇄조치로 영국에서도 경제활동이 상당히 제한됐다. 이에 따라 영국의 주력산업인 서비스 분야 감소폭은 19%에 달했으며 제조업은 24.3%나 하락했다. 건설업은 40.1% 감소했다.
영국은 현재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모두 유럽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일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만1,409명이며 사망자는 4만1,279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영국 정부가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적극적인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경제적 타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정부는 3월23일 슈퍼마켓 약국 등 필수영업장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영업을 중단시키는 봉쇄령을 내렸는데 이는 스페인·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1주일가량 늦은 시점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0일 올해 영국의 GDP 증가율이 37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1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709년 이후 311년 만에 최악이다. 영국의 1·4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2% 감소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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