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ARMY·BTS 팬클럽)들이 방에서 뛰어노는 모습 기대할게요.”
동시 재생되는 6개의 멀티뷰 화면 속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탄소년단(BTS) 멤버의 모습이 나오는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택할 수 있고, 다른 화면으로 쉽게 바꿀 수도 있다. 콘서트장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는 없지만, 오프라인 공연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 온라인 공연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14일 BTS가 온라인으로 펼친 ‘방방콘 더 라이브(The Live)’를 시청하는 아미들은 약 90분간의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을 통해 멤버들과 실시간으로 교감하며 새로운 콘서트를 경험했다. BTS의 방으로 팬들을 초대하는 콘셉트로 열린 이날 방방콘에서 RM은 “(시작 15분 만에) 현재 ‘방방콘’ 접속자 수가 68만 2,000명이 넘었다”고 소개했으며, 제이홉은 “아미들의 열기가 화면을 뚫고 여기까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공연인 만큼 팬들의 함성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정국은 “아미 여러분이 현장에 안 계시지만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랑 보내주셔서 힘을 내서 무대를 했다. 이 무대가 새로운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키스위 모바일(Kiswe Mobile)과 손잡고 이번 공연에서 멀티뷰 화면을 구현해 온라인 공연만의 묘미를 살려냈다. 티켓 가격은 팬클럽 가입 아미는 2만9,000원, 미가입인 경우 3만9,000원으로 통상적인 오프라인 콘서트 티켓 가격의 절반 정도다.
‘안방 1열’에서 화면으로 즐기는 온라인 공연이 어느덧 K팝 콘서트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에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K팝 가수들이 월드투어 대신 온라인 무대로 옮겨 가면서 ‘K팝 콘서트의 미래’인 온라인 공연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유료 콘서트의 포문을 연 것은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다. 지난 4월 26일 첫 주자로 나선 슈퍼엠(SuperM)의 공연은 전 세계 109개국, 7만 5,000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이후 엔시티127(NCT127),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SM 소속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슈퍼주니어 공연에는 전 세계 12만 3,000명의 시청자들이 함께했다.
현장감은 떨어지지만 온라인이라 가능한 시도가 많았다. 웅장한 LED 세트, 용이 눈앞에 날아다니듯 생생하게 구현된 그래픽 등 다이내믹한 증강현실(AR) 효과를 더한 입체감 있는 무대 연출이 돋보였다. 10개 화면 중 원하는 화면을 직접 선택, 퍼포먼스는 물론 각 멤버의 제스처, 표정을 자세히 보면서 아티스트와 쌍방향 소통도 가능했다.
티켓 가격은 공연관람과 VOD 서비스에 굿즈까지 포함해 4~6만원 대로 책정됐다. 팬들은 저렴하게 콘서트를 즐길 수 있고, 티켓 수량에 한도가 없는 만큼 수익 창출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콘서트 비즈니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CJ ENM도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유튜브 ‘엠넷 K팝(Mnet K-POP) 채널’에서 세계 최초로 K컬처 관련 콘텐츠를 매일 24시간씩 7일간, 168시간 연속 선보이는 ‘케이콘택트 2020 서머’(KCON:TACT 2020 SUMMER)를 선보인다. CJ ENM이 개최하는 케이콘은 2012년부터 미국, 프랑스, 호주, 멕시코, 일본 등지에서 24회에 걸쳐 진행돼 누적 1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행사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올해는 K팝 아티스트 30여 팀의 라이브 콘서트 및 K라이프스타일 관련 컨벤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7일간 매일 다른 K팝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가격은 2만4,000원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온라인 콘서트는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오프라인 공연을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는 직접 가보고 싶게 만드는 등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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