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미국 공장에서 지난달 재가동 이후 약 40명의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했던 생산량을 정상화하는 데 힘을 쓰고 있지만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한 만큼 생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요타 미국 공장에선 지난 5월 가동이 재개된 후 약 40명의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걸렸다. 이들이 근무 중 감염됐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도요타 측은 “근로자 결근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면서 “완전 생산 단계에 도달함에 따라 임시직 고용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디애나주 포트웨인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 픽업트럭 공장에서도 최근 몇몇 직원들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피아트-크라이슬러 공장에서도 코로나19에 걸린 직원이 나왔다.
주요 자동차 공장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미국 차 노조를 중심으로 안전 대비를 강화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GM 노조는 지난달 현장 근로자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24시간 동안 공장을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실시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실제로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공장은 여전히 가동 중이라고 노조 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GM 측은 “공장 내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우리 시설에 코로나19가 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규명할 수 있다면 생산에 영향을 줄 필요는 없다”고 WSJ에 설명했다.
미국 차 업체들은 지난달 공장 재가동에 나서면서 새로운 안전 조치를 마련하기는 했다. 노동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작업대 사이에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일부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생산 정상화를 시도하는 자동차 기업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1~2월만 해도 북미 지역 차 생산량은 매달 125만대를 웃돌았지만 봉쇄 조치가 본격화한 올해 4월의 경우 생산량이 무려 2만4,227대에 그쳤다. 차 업체들은 봉쇄 조치 기간 동안 급감한 생산량을 빠르게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재가동 이후 공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직원들도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켄터키주에 위치한 포드 공장에서는 15%의 비중을 차지하는 약 8,600명의 노동자가 비정기적으로 출근하고 있다. 다음달 6일까지 공장 인력 배치 상태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포드 측 계획이다. 피아트-크라이슬러의 경우 6월 초까지 미국 공장 노동자 전체의 85%가 복직했다고 전했다.
차 업체들이 공장 재가동 이후 정상화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SJ은 “차 딜러점 다수에서 재고가 바닥나고 있으며 두 달 간의 봉쇄 조치로 현금 창출 능력이 저하된 상태”라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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