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계 자산운용사인 ‘거캐피탈(Gaw Capital)’이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유로 아메리카 파이낸셜 시티(EFC) 타워6를 인수했습니다. 거캐피탈의 첫 항저우 투자입니다. 항저우는 지난해 선전·광저우 등을 제치고 중국 내에서 인구 증가폭이 가장 큰 도시였습니다. 지난해 항저우 인구는 약 55만명이 늘어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특히 IT 인재 유입률이 중국 내 1위일 정도로 IT 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항저우에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넷이즈 등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기도 합니다. 거캐피탈이 항저우에 투자한 이유도 바로 IT 기업 때문입니다. 최근 지방행정공제회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입니다. 실제 이번에 거캐피탈이 투자한 오피스 빌딩은 알리바바 본사와 가까운 항저우 IT 중심지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요 임차인이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 자회사인 알리클라우드 입니다.
거캐피탈 뿐만 아닙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투자회사들이 IT 기업과 손잡고 오피스를 개발하거나 IT 기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나 오피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아센다스 리츠의 경우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디지털 경제 플랫폼 ‘그랩’과 손잡고 1억 8,120만달러를 들여 그랩 본사를 2020년 말까지 개발할 예정입니다. 또 싱가포르의 ‘캐펠 퍼시픽 오크 US 리츠’는 미국 오피스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뉴욕, 보스턴, 시카고와 같은 관문 도시(gateway city)가 아닌 오스틴, 시애틀과 같이 테크 시티로 주목받는 지역에 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들 지역의 경제 성장률이 IT 기업들의 고성장세에 힘입어 관문 도시를 앞지르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 기업의 성장에 발맞춰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곳도 있습니다. 파라마운트 그룹이 상장한 오피스 리츠의 경우 지난 2015년 1·4분기만 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자산이 1개로 8%에 불과했으나 올해 1·4분기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총 6개, 43%로 늘었습니다. IT 기업이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비중이 높아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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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 IT 기업들이 자리잡은 판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IT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오피스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몇 년 간 판교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서울 3대 오피스 권역인 도심, 강남, 여의도 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었습니다. 이에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판교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판교 알파돔시티 프로젝트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를 포함해 아센다스, ARA, M&G, 신한금융그룹,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들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또 국내 1위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디벨로퍼 MDM과 손잡고 개발하는 서초동 옛 정보사령부 부지도 IT 기업을 비롯해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것을 계획으로 잡고 있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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