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남북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역의 ‘요새화’ 선언에 이어 전격적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가운데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북한의 탈레반식, 막가파 도발에 대한 초당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지금의 안보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북한은 김여정이 공언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감행했다”면서 “남북대화의 상징이자 우리 국민 세금 180억가량이 투입된 연락사무소 폭파는 저들이 문화유적 파괴한 탈레반 수준의 집단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으로 우리 국민과 전세계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연락사무소 폭파와 함께 기존의 유화적이고 굴종적인 대북정책도 함께 폭파됐다”고 지적한 뒤 “김여정의 말폭탄이 현실화된 이상 정치권도 북한의 위협에 대한 새롭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하 의원은 이어 “새로운 초당적 대북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대통령과 김종인 대표의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한다”며 “문 정부도 그동안 표방해온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가 앞으로도 유효할지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다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앞서 북한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예고한대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개보수에 약 170여억원이 투입된 연락사무소가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국방부와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49분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그동안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보수해 그해 9월 문을 열었다.
사무소 문을 여는데 투입된 비용은 재료비 34억9,000만원 등 모두 97억8,000만 원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처음 열 때 사용된 공사비 80억 원까지 포함하면 모두 177억8,000만 원이 쓰인 셈이다. 북한 땅에 들어선 건물이지만 당시 건설비는 우리 쪽에서 부담했다.
연락사무소 개소 이후에는 소장회의가 매주 1회 열렸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회의는 개최되지 않았고, 올해 1월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운영이 아예 중단됐다.
그럼에도 연락사무소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거둔 최대 성과로 자부해 온 자산이다. 김 제1부부장도 이 점을 이용해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조치를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 4일 담화에서 연락사무소 폐쇄 등을 거론한 뒤, 이어 13일에는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 공동 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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