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7일 북한의 대남 비방과 대북특사 파견 제안의 공개 거절에 관해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6.15 공동선언 기념사 등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며 “전쟁의 위기까지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관계를 후퇴시켜서는 안 되며, 남과 북이 직면한 난제들을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자는 큰 방향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이러한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며 “이는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에 이러한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대화와 협력을 강조한 문 대통령을 발언을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폄훼했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의 비공개 대북특사 파견 제안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수석은 “북측은 또한 우리 측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대북특사파견을 비공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이는 전례 없는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대북특사파견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17일 조선중앙통신은 남측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하겠다고 15일 제안해왔으나, 김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지난 2018년 대북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한 바 있다.
윤 수석은 끝으로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측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문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20주년 메시지를 비난한 이날 청와대는 오전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화상회의를 열었다. 윤 수석은 “북한의 대남 담화 발표 관련 내용을 분석했고 우리 측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이날 긴급화상회의에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참석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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