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은 무엇보다 근로환경이 개선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제작에 앞서 스태프 협의체를 구성,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사전에 협의한 근무시간을 준수했고 산업 안전 등에 대한 오프라인 집합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사전 협의를 하고 진행하니 저 역시 떳떳하게 일할 수 있었어요. 시스템과 규칙이 정해지고, 합의의 장이 생기니까 덜 미안해지더라고요. 사전에 합의한 선을 지켜서 촬영했기 때문에 뭘 더 요구하거나, 은근슬쩍 스태프들의 권리를 침해할 일이 없어지고, 덕분에 현장의 피곤함을 조금은 덜 수 있었습니다.”
최근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주 1회 방영에 처음부터 시즌제 예정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이전 드라마들과 차별점을 뒀다. 시즌2 역시 주 1회 방송으로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서면을 통해 주 1회 방송의 강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신 PD는 “시청자들이 외국 드라마를 많이 접하면서 주 1회, 시즌제에 많이 친숙해졌다”며 “예전 같으면 우려먹는다는 반응이 나왔을 법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이 사람들을 내년에 또 보고 싶다, 이 이야기를 계속 보고 싶다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드라마 주 1회 편성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도 주 1회 드라마로 시작했지만 1987년 최초의 미니시리즈인 MBC ‘불새’를 시작으로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자리 잡으면서 월화·수목 방영이 굳어졌다.
주 2회 드라마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는 주 1회 방송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주 2회와 비교했을 때 다음 회를 보게 하는 힘의 차이는 확실히 있다. 하지만 신 PD는 “재미만 있으면 주 1회도 본다는 걸 체감하게 됐다”며 “보통 많이 활용되는 드라마 형식인 16부작, 20부작 등이 아닌 주 1회나 시즌제로 갈 수 있는 드라마가 여러 플랫폼에서 많이 편성돼 ‘뉴 노멀’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제작사나 방송사에서 주 1회 방송이나 시즌제, 사전제작 등의 풍토가 자리잡기에는 현실적 문제들이 많다. 결국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앞으로 런닝타임이나 제작편수에도 변화가 생기는 등 드라마 형식이 다양해지고, 이와 함께 플랫폼도 확장되면서 수많은 형태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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