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역 인근 제라드 스트리트와 라일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차이나타운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게를 내놓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23일부터 슈퍼마켓과 약국 등 필수 영업장을 제외한 모든 가게의 영업을 중단시키면서 장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 차이나타운이 형성된 라일 스트리트의 차이나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윙 푼 매니저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차이나타운이 오랫동안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가게들이 장사를 포기하거나 임대인들에게 가게를 돌려주고 있다”며 “다음달에 가게 문을 연다고 해도 정상화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차이나타운의 미래가 어두워 졌다며 젊은 세대들에게 미안한 감정도 내비쳤다.
런던 차이나타운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50년대부터 중국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형성된 런던 차이나타운은 영국의 대표적인 중국인 커뮤니티이자 런던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다. 유럽에서도 그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런던 차이나타운에는 인적이 끊겨 마치 ‘고스트 타운(Ghost town)’을 연상시킬 정도로 황량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테이크 아웃을 위한 식당 영업은 가능하지만 런던 차이나타운 인근에는 거주 인구가 많지 않아 큰 도움은 되지 않고 있다. 런던에서 공부했던 수천명의 중국인 유학생들도 대학이 문을 닫으면서 차이나타운을 찾지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중국 공포증(sinophobia·시노포비아)가 확산되면서 향후 차이나타운의 식당이 다시 문을 열더라도 과거와 같은 모습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CMP는 “중국인들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1950년대 이후 영국 중국인 사회의 중심이었던 지역이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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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영국 내에서는 차이나타운을 살리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태생의 중국 음식 블로거인 슈린은 “어린 시절 차이나타운을 방문하면 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런던의 상징이자 일부이며 열심히 일하는 지역 사회에 대한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통계청은 지난 12일 4월 국내총생산(GDP)가 지난달 대비 20.4%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역사상 최악의 월간 성장률이다. 영국 중앙은행(BOE)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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