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불러온 것, 전쟁이 불러온 것
■한국전쟁(이상호 지음, 섬앤섬 펴냄)=올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민족의 비극을 둘러싼 한일관계, 미일관계, 한미관계와 인물사까지 들여다본 책이다. 이를 통해 6·25 전쟁을 불러온 것과 그 전쟁이 불러온 것을 새롭게 조명했다. 책은 크게 네 가지를 주요하게 다룬다. 6·25 전쟁이 한미관계에서 차지하는 위상, 동북아시아에서 한미일 관계의 연계 강화와 구조 문제, 전쟁의 이면에 감춰진 심리전과 한국 사회의 미국화, 연합국번역통역국(ATIS) 자료에서 찾아낸 동북아 냉전 체제의 출현 시점 등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전쟁에서 활약했으나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인물들을 재평가하고, 2차 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이 미국 세력권에 편입된 후 한일관계가 뒤틀리는 상황도 서술했다. 1만9,000원.
北도 친일 청산 제대로 안했다
■고백하는 사람들(김재웅 지음, 푸른역사 펴냄)=북한사 전문가인 저자가 해방 이후부터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북한에서 작성된 각급 기관 직원 879명의 이력서와 자서전, 상급사의 평정서 등을 분석한 책이다. 당에서 만든 선전물이 아닌 대중이 자신의 일상 언어로 작성한 자료를 통해 당시 북한 사회의 실상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재구성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학교수와 중학 교사, 배심원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참심원, 인민군 하사관과 병사들, 조선중앙통신사 직원 등 다양하다. 저자는 북한주민이 처음에는 소련군의 북한 진주를 경계했으며, 북한이 일제 잔재를 철저히 청산했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일부 공직자, 전문직에 대해서는 악질적 행위가 아닌 이상 상부에서 눈을 감아줬다는 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2만5,000원.
차별에 맞선 여성 미술가 21인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김선지 지음, 은행나무 펴냄)=여성들에게 강요된 전통적 성 역할을 거부하고 예술가의 삶을 택한 여성 미술가 21명의 족적을 정리한 책이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소포니스바 앙귀솔라, 라비니아 폰타나 등 걸작을 남기고도 미술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여성 미술가를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르네상스부터 현대 미술이 태동하던 때까지 각자 존재하던 시점에 예술가로서 치열하게 살며 여성은 예술을 할 만한 지적 능력이 없다는 당시의 왜곡된 관념에 맞서 싸우고, 작품으로 그 싸움의 당위성을 증명했다. 또 미술의 영역을 남성이 독점했던 회화와 조각에서 공예, 디자인으로 확장하는데도 앞장섰다. 1만6,000원.
관련기사
최악의 적과 최고의 협력 하려면
■협력의 역설(애덤 카헤인 지음. 메디치 펴냄)=세상은 양극화와 세부 분열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당연히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히면서 갈등이 증폭된다. 갈등이 거듭 되다 보면 상호 간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한다.
25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갈등 해결사로 일해 온 저자는 갈등과 분열을 해결하려면 일단 상황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가치관과 생각의 차이를 인정해야 비로소 협력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전진하는 식의 ‘전통적 협력’은 이제 효력이 없다. 이제는 여러 팀이 각자의 뗏목에 올라 거친 강을 타고 나아가는 ‘스트레치 협력’이 더 통하는 시대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1만3,000원.
당신의 선택이 당신 삶의 정답이다
■인생의 태도 (웨인 다이어 지음, 더퀘스트 펴냄)=세계적으로 3,500만부가 팔린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저자가 내놓은 행복 찾기 지침서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어린 시절 고아원과 위탁가정을 전전했지만 긍정 심리를 바탕으로 행복을 조언하는 전문가가 됐다. 이 책 역시 불행한 어제, 불안한 내일과 작별하고 오직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능성과 선택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각자 인생의 답은 자신만이 알고 있다며 이 책이 전하는 방법 역시 모두에게 들어맞지 않을 수 있다고도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내 직업이, 내 가족이나 친구가 나를 규정하지는 않는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인간이라고 믿으면 그것이 바로 나다.” 1만6,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