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인 ‘디지털 뉴딜’을 가속화하기 위해 규제개혁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미래형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기업 더존비즈온 강촌캠퍼스를 방문해 “정부가 지금 규제 혁신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지만 더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데이터 활용을 보장하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실효성을 느끼지 못해 무용론이 나오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지난 4월 말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밝힌 후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경제가 활성화되면 기존 산업에 맞춰진 규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면서 “규제혁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디지털경제와 기존 산업의 조화상생 노력도 기울여달라”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에게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뉴딜을 데이터 저장소인 ‘데이터 댐’ 구축에 비유했다. 지난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미국이 ‘후버댐’을 건설하며 파생산업을 창출했듯이 데이터 댐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데이터 수집·표준화·가공·결합은 전부 사람들의 작업으로 이뤄져야 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겨난다”며 “디지털경제의 기반을 만들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이 선도형 경제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경제의 부작용을 내다보며 당부 사항도 덧붙였다. 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실직자의 재취업을 위한 국가적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격차를 좁혀 ‘포용적 디지털경제’를 구축하는 일도 과제라고 밝혔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