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의 재원이 되는 고용보험기금에 정부가 4조6,740억원을 보전액 명목으로 투입한다. 이 중 3조1,000억원은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국채를 발행해 마련된 현금을 이자를 주고 ‘빌려오는’ 돈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한 사회안전망 강화, 재정투입형 일자리 정책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까지 덮치며 기금의 재정건전성이 훼손되자 결국 끌어 쓸 수 있는 돈을 다 동원하는 셈이다.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18일 서울경제가 분석한 결과 고용보험기금 보전을 위해 계획된 예산은 총 4조6,740억원이다. 이번 추경에서 들어가는 보전액은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총지출 규모(13조9,515억원)의 33.5%에 달한다. 재정을 직접 투입하는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3,700억원이 투입되며 매년 보험료 수입을 남겨 조성한 적립금에서 1조2,040억원을 찾아 사용하기로 했다.
특히 고용보험기금 사상 처음으로 공자기금에서 3조1,000억원을 보전받는데 이는 국채를 찍어 마련하는 ‘빚’이다. 공자기금에서 국채를 발행해 고용보험기금을 보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공자기금은 공공기금에서 여유자금을 붓고 기금 재정이 고갈되면 인출·대출할 수 있도록 만든 ‘기금의 기금’이다. 공자기금에서 여타 기금에 자금을 지원할 때는 이전에 적립했던 금액을 환수하거나 여유자금, 채권발행 자금 등을 재원으로 활용한다. 공자기금도 빌려준 돈이 많아 여유가 없어지자 국채까지 발행해 돈을 마련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은 “고용보험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공자기금에서 국채까지 발행했다”며 “재정건전성이 빠진 문재인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 재정투입형 일자리 정책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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