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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6월 모의평가가 18일 시행됐다. 대입 정시 비중 상향으로 수능의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치러진 올해 첫 모의평가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수업에 어려움을 겪은 고교 3학년 재학생들과 재수생들의 학력격차에 대한 우려가 시험 난이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전국 2,061개 고등학교·교육청 및 428개 학원에서는 49만3,000명의 입시생이 6월 모의평가를 치렀다.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으로 올해 수능의 전반적인 출제 기조를 예상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특히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감염병 여파에 자가격리 학생 등을 대상으로 평가원이 사상 처음으로 모의평가를 인터넷으로 동시에 진행했다. 올해 수능은 오는 12월3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에 앞선 9월13일 평가원이 주최하는 모의평가가 한 번 더 치러진다.
6월 모의평가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다. 먼저 2019학년도 ‘불수능’의 주범이었던 국어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과 유사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2020학년도 수능의 큰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출제됐다”며 “난이도 역시 초고난도 지문이나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등교가 연기되면서 재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할 여력이 부족했음을 고려해 난이도가 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대표는 “전년도 수능에 비해 6월 모평을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해 수험생 부담을 줄이려고 했던 의도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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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교육과정 개편으로 가장 큰 변동이 예상됐던 수학영역의 경우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이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신유형 등 까다로운 문제가 많은 수학 가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다”며 “나형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로 진행되는 영어영역의 경우 EBS 교재 연계 문제가 다수 나와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평가다. 임 대표는 “객관적 난이도는 전년 6월 모평과 본수능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며 “영어영역은 남은 기간에도 EBS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대입 시계가 뒤늦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은 이번 모평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입시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6월 모평보다 실제 수능 성적이 오르는 비율은 약 25% 내외에 그치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을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대학들이 비교과 평가를 축소하는 만큼 중간고사·기말고사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시점에서 올해 수능의 난이도를 평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소장은 “6월 모의평가 난이도가 수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섣부른 판단은 안 된다”며 “항상 시험은 어려울 수 있다고 가정하고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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