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을 수사 중인 뉴욕 남부지검의 수장 교체 문제를 놓고 법무부와 검찰이 정면충돌했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던 뉴욕 남부지검의 제프리 버먼 지검장에 대한 전격적인 교체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뉴욕 남부지검장 교체 방침을 공개했고, 곧이어 백악관이 크레이그 카페니토 뉴저지 지검장을 후임자가 될 것이란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바 법무부 장관이 버먼 지검장을 교체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버먼 지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는 것이 교체의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뉴욕 남부지검은 주가조작을 비롯한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로 유명한 수사기관이다. 법무부 산하 93개의 지검 중 정치적 독립성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마이클 코언에 대해선 이미 3년 형을 받게 했다.
특히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불법적인 행위로 뉴욕 남부지검의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지검장을 바꾸려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남부지검의 존재를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검의 터키 국영은행 수사 문제를 챙겨달라는 터키 대통령의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임명한 검사들이 교체돼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버먼 지검장은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고, 사퇴할 생각도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임자가 상원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뉴욕 남부지검장으로서 임무를 계속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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