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의 대남전단 도발 중단 촉구에도 대남 비방용 전단(삐라) 살포 계획을 수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던 북한이 1,200만장의 삐라를 인쇄했다면서 3,000여개의 풍선 등을 통해 살포 준비를 했다고 공언했다.
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분노의 격류, 전체 인민의 대적 보복 열기’라는 제목의 1면 기사를 통해 “중앙의 각급 출판인쇄기관들에서 1,200만장의 각종 삐라를 인쇄했다”고 전한 뒤 “현재 3,000여개의 각이한 풍선을 비롯해 남조선 깊은 종심까지 살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살포기재·수단이 준비됐다”고 전격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응징 보복의 시각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대적 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이어 “삐라와 오물 그것을 수습하는 것이 얼마나 골치 아픈 일이며 기분 더러운 일인가 하는 것을 한번 제대로 당해봐야 버릇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남조선은 고스란히 당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 20일 대남 비방용 전단 대규모 살포 준비가 진행 중인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뒤 “우리 인민의 보복 성전은 죄악의 무리를 단죄하는 ‘대남 삐라살포 투쟁’으로 넘어갔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얼굴 이미지에 ‘다 잡수셨네…북남합의서까지’라는 문구를 집어넣고 사진 위에 태우다 만 담배꽁초 쓰레기를 마구 던져넣은 모습이 담겼다.
아울러 통신은 “우리의 가장 신성한 최고 존엄을 건드리며 전체 조선 인민을 참을 수 없게 모독한 쓰레기들과 배신자들에 대한 분노와 보복응징의 열기가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또한 “격노한 민심에 따라 각지에서는 대규모적인 대남삐라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한 뒤 “출판기관들에서는 북남합의에 담은 온 겨레의 희망과 기대를 2년 세월 요사스러운 말치레로 우롱해온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들씌울 대적 삐라들을 찍어내고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통신은 “죄는 지은 대로 가기 마련”이라면서 “여직껏 해놓은 짓이 있으니 응당 되돌려받아야 하며 한번 당해보아야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통신은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자들은 참으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의 대남기구인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는 전날 남북관계는 이미 다 깨졌으며 대남전단 살포 계획을 변경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통전부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삐라(전단) 살포가 북남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뿐더러 이미 다 깨어져 나간 북남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같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통일부는 같은 날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 예고에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남북 간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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