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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미래 관객을 키우는 일

송주희 문화레저부 기자





멈춰 섰던 무대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사라졌던 대면 공연이 하나둘 무대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공립 예술단체의 공연 일정은 정부의 거리두기 기간 연장 속에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지만 민간 제작사를 중심으로 대형 뮤지컬이 잇따라 등판하고 ‘거리두기 좌석 운영’을 전제로 한 공연 재개가 이어지며 중단·취소가 속출했던 지난 3~5월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아동·청소년극 시장에는 그러나 여전히 한겨울 찬바람만 휘날린다. 철저한 방역과 거리두기 좌석 운영 등에 힘입어 다시 막을 올리게 된 성인극과 달리 아동·청소년극은 주 관객의 특성상 공연을 재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성인극이 주로 대관 공연 중심이고 개인 관객을 대상으로 한 티켓 판매로 수익을 내는 반면 아동·청소년극은 지역 문예회관이나 도서관 등에서 열리는 초청 공연이 대부분이고 수익 역시 여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 지침에 따른 국공립극장 휴관이 반복되고 학교 내 감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주 수익원은 모두 막힌 실정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문화계 지원은 이 같은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예산 지원 공모에서 아동·청소년극은 ‘연극’ 또는 ‘다원 공연’으로 분류돼 있지만 아동·청소년극은 무용·음악·연기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경우가 많아 특정 장르로 구분 짓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를 단순히 연극 또는 다원 공연으로 묶어 예산 지원사업 공모를 받는다면 아동·청소년극 장르가 선정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업계가 ‘아동·청소년극’을 지원 분류에서 따로 구분해달라고 요구해온 이유다.

“아동·청소년극을 성인극의 곁다리로 넣어 지원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 아동·청소년극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도 최근 기자에게 정부 지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를 ‘우리만 지원을 늘려달라’는 하소연으로 치부하기에는 이 업계가 처한 상황과 대중의 관심이 다른 장르에 비해 처참하다. 업계의 말마따나 아동·청소년극은 관객의 정서 함양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관련 비용이 필수다. 정부와 업계가 살리려는 ‘무대 예술’ 못지않게 그 무대를 감상할 ‘미래 관객’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아동·청소년극 시장에 대한 세심한 지원은 그래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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