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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수족구·눈병...손 씻기가 명약이네

[무더위·장마철 건강관리]

스스로 위생관리 힘든 6세 미만 영유아

손발 수포 동반한 수족구병 감염 잦아

초기 전염력 강해 집에서 격리치료를

통증 심한 각결막염, 시력 저하 가능성

수건·비누 따로 쓰고 빨리 병원 찾아야

어린이집에 보낼 준비를 하기 위해 네 살 딸을 깨우려던 주부 A씨는 딸의 손에 난 작은 물집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동글동글한 수포가 여러 개 보였고 몸에 열도 있었다. 병원을 찾았더니 역시나 올해도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 A16, 장바이러스 71 등이 분변이나 침, 가래, 오염된 물건 등을 통해 경구 감염된다. 3~5일의 잠복 기간을 거쳐 손발, 혀, 입안 점막에 수포·궤양 등을 일으킨다. 수포는 엉덩이·사타구니·몸통에까지 넓게 생기기도 하지만 가렵거나 아프지 않다. 2차 감염이 없으면 대부분 1~2주 안에 자연 치유된다. 인후통·발열이 있는 시기에는 음식물을 삼킬 때 통증·불편감을 느낀다.

◇수족구병, 탈수 증상 때는 수액 치료 필요= 10명 중 2명 정도는 수일간 38도 이상의 고열에 시달리기도 한다. 특히 엔테로바이러스71에 의한 수족구병은 발열·두통·목 강직 증상 등을 나타내는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드물지만 뇌척수염·폐부종·폐출혈·쇼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수족구병은 한여름인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유행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면역력이 약하고 혼자서 개인위생 관리를 꼼꼼하게 하기 어려운 6세 미만 영유아에게 잘 생긴다. 박유진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탈수 증상이 생겼을 경우 적절한 수액 요법을 통해 전신 상태를 안정화해 질병을 이겨내도록 도움을 주는 게 중요하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초기 1주일 동안은 전염력이 굉장히 높아 어린이집·놀이터 등 영유아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수족구병을 예방하려면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게 하고 분변 관리도 철저하게 한다. 환자가 발생한 경우 어린이집·유치원에서도 환자 발생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리고 장난감 소독과 아이들의 분변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안센터에서 한 어린이가 검사를 받고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증식이 빠르고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눈병을 조심해야 한다./연합뉴스




◇눈병 바이러스, 고온다습 환경에서 빨리 증식= 장마철을 포함한 여름에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증식이 빠르고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눈병도 조심해야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과 급성출혈성 결막염(아폴로눈병)이 대표적이다. 집단생활을 하는 아동·청소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눈병 환자와의 직접접촉은 물론 환자가 사용한 물건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심한 이물감과 충혈·분비물·통증이 있고 눈부심, 귀 뒤쪽 림프절이 부어오르기도 한다. 오한이나 미열·근육통 등 감기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은 3~4주 정도 지속되며 염증이 각막으로 퍼지면 각막상피가 벗겨지면서 심한 통증으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가 된다. 환자의 반 정도가 일시적 시력감퇴를 호소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시력저하가 생길 수 있다. 발병 3주 정도까지 전염력이 있다. 급성출혈성 결막염은 잠복기가 1~2일로 짧고 진행·감염속도가 빠르며 심한 결막출혈 증상을 동반한다.



최철명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눈병에 걸렸다고 의심되거나 이미 눈병에 걸렸다면 눈을 만진 손으로는 주변의 물건을 만지지 말고 타인에게 옮기지 않도록 수건·비누 등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며 “눈병 예방을 위해서는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물놀이 때 물안경을 끼며 콘택트렌즈 이용자는 평소보다 자주 렌즈를 세척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유행성 각결막염, 급성출혈성 결막염(아폴로 눈병) 등에 걸리지 않으려면 수영·물놀이를 할 때 반드시 물안경을 껴야 한다.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식 블로그


◇일본뇌염은 백신 접종, 말라리아는 예방약 복용을= 여름철 대표적 불청객인 모기가 옮기는 일본뇌염·말라리아 등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5년간 국내 일본뇌염 환자의 평균 연령이 54.6세인 만큼 고령자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건소 등에서 일본뇌염 예방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려 발생한다. 99% 이상은 물려도 증상이 없거나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1%가량은 치명적인 급성 뇌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증상은 모기에 물린 후 5∼1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난다. 초기에는 39∼40도의 고열, 두통·현기증·구토·지각이상 등이 나타나고 심해지면 의식장애·경련·혼수 등과 함께 20∼30%의 사망률을 보인다. 언어장애, 판단능력·사지운동 저하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말라리아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고열·오한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3일 간격으로 나타나지만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삼일열 말라리아가 발생한다. 대개 1∼2주의 잠복기를 거치며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할 수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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