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총리실 참모 출신인 이태용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오는 7월부터 원희룡 제주지사의 대선 준비 조직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전 부원장은 23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원 지사가 운영하는 ‘코리아비전포럼’에 7월 초부터 함께한다”면서 “원 지사와는 옛날부터 서로 잘 아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부원장은 2년 전 6·13지방선거에서 원 지사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홀로 제주지사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을 때 선거를 도운 인연이 있다. 이에 원 지사 측에서 먼저 이 전 부원장에게 포럼의 좌장급으로 합류하기를 제안했다.
이 전 부원장은 황 전 대표의 총리 시절 4년간 국무총리 민정실장을 맡았던 핵심 참모 중 한 명이다. 특히 2·27전당대회에서 황 전 대표의 조직단장을 맡아 정무·전략·정책을 주도해 당선에 크게 공헌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뉴페이스’ 원 지사의 여의도 입성 첫 관문도 전당대회다. 따라서 이 전 부원장은 전당대회 당선을 위한 전략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부원장은 “이제 (원 지사를) 조력하는 입장이 됐다”며 “내 역할을 찾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황 전 대표의 사람들이 그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찾는 것은 4·15총선 과정에서 예고된 시나리오다. 김우석 정무특보, 조청래 상근특보, 원영섭 전 당 조직부총장 등 황 전 대표 최측근의 상당수가 4·15총선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당내에서는 황 전 대표의 대선 캠프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황교안 사람으로 분류되면 공천에서 떨어지는 징크스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이 전 부원장 역시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경남 사천·남해·하동 경선에서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는 “총선 때 내상을 입었다”고 일축하며 황 전 대표에 대한 서운함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시절 한 관계자 역시 “황 전 대표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며 다른 측근도 떠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당 대표 사퇴 이후 미래통합당 당선자에게 전화를 돌렸던 황 전 대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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