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대북전단 살포단체를 사기·자금유용 등의 혐의로 22일 오후 경기도북부지방경찰청과 서울특별시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번에 수사의뢰 4개 단체는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 순교자의 소리(대표 폴리현숙), 큰샘(대표 박정오),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대표 이민복) 등이다.
도는 이날 수사의뢰서를 통해 “이들 단체가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북한인권 활동으로 위장해 비용을 후원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대를 모욕할 뿐 단체의 돈벌이로 활용한다는 의혹이 언론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는 형법상 사람을 속여 재물을 교부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사기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수사의뢰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국가안보를 해치는 불온자금 유입이 의심되며 후원금의 용처가 불분명해 횡령과 유용 등이 의심되는 등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수사 의뢰와 함께 경기도는 역시 22일 밤 통일부와 서울시에도 자유북한운동연합, 순교자의 소리, 큰샘등 3개 단체에 대해 법인설립허가취소와 수사의뢰, 고발 등을 요청했다.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은 사단법인이 아니라 비등록 단체여서 법인 취소 의뢰 명단에서 제외됐다.
도는 협조 공문을 통해 앞에서 설명한 수사의뢰 사유를 설명한 후 “(4대 단체의 활동이) 법인설립허가 목적과도 다르므로 해당 단체에 대해 자체 조사 등을 통해 법인설립허가취소, 보조금환수, 수사의뢰 및 고발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2일 경기도의회 도정질의 답변을 통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이를 막으려는 공권력에 저항해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하는 단체 등에 대해 자금 출처와 사용 내용, 활동계획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고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대응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주말인 21일 한 보수 인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 지사 집 근처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이를 막으면 수소 가스통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하는 글을 올리자 이 지사는 “방종과 분탕질로 자유를 훼손하는 이들에겐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질서를 알려주어야 한다”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도는 지난 17일 의정부시 능곡로 한 주택 지붕에 떨어진 대북전단 추정 낙하물에 대해 23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의정부 경찰서에 고발조치할 예정이다. 이 낙하물에는 라면과 과자, 양말, 전단지 등 10여 종의 물품이 들어있었다. 낙하물이 지붕에 떨어지면서 A씨의 자택 지붕 슬레이트가 일부 파손됐으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3일 전날 밤 경기 파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11∼12시 사이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전단을 보냈다”면서 “경찰의 감시를 피해 아주 어두운 곳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나는 경찰에서 계속 추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대북전단 살포에 아마추어인 회원들을 교육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면서 “수소가스 구입이 어려워지고 갖고 있던 수소가스도 다 압수당해 17배 비싼 헬륨가스를 구입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 6명은 ‘6.25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용 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풍선에 매달아 살포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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