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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에 감사 표현, 경쟁사 따질 필요 없죠"

SK하이닉스·LG이노텍·삼성전기

3사 대표, 엄지척 '덕분에' 챌린지

릴레이 지목...훈훈한 교류로 주목

23일 정철동(앞줄 가운데) LG이노텍 사장과 임직원들이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LG이노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진에 감사를 함께 표현하는 데 다른 계열사·경쟁사를 따질 필요가 있나요?”

23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업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했다.

덕분에 챌린지는 존경을 의미하는 수어 동작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고 참여자가 다음 참여자 3명을 지명하는 방식이다. 개인적 친분이나 직장을 통해 맺은 인연으로 지명하는 게 보통인데 이 사장이 SK그룹 계열사도 아닌 LG이노텍의 정 사장을, 다시 정 사장이 경쟁사인 삼성전기의 경 사장을 지목해 업계 호사가들의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특히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생산하는 부품 가운데 일부가 같은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라는 점에서 두 사장의 교류가 주목받고 있다. 각 사에서는 덕분에 챌린지 지명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표이사 사장의 개인적 결정이기에 지명된 분과 어떤 사이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3명의 사장이 모두 한국 전자 업계의 발전을 현장에서 경험하고 이끌어온 산업 역군이라는 공통점으로 이번 챌린지 배경을 설명한다. 이 사장은 1965년생, 정 사장은 1961년생, 경 사장은 1963년생으로 나이 차가 크지 않다. 1960년대 초중반에 태어나 1980년대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전자 업계에서 활발하게 뛰었다는 경력도 동일하다. 특히 이들의 이력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가 ‘엔지니어’라는 점도 이번 챌린지를 계기로 부각되고 있다. 각각 미래기술연구원장이나 최고 생산책임자, 메모리반도체 설계 전문가로서 현업 전선에서 겪는 노고를 잘 이해하는 사장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스타트를 끊은 이 사장은 SK하이닉스에 오기 전 인텔에서 근무했으며 KAIST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그런 이유로 그가 지목한 대상 3명 가운데 전기전자공학부 학부장을 맡고 있는 문재균 KAIST 교수가 있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또한 이 사장이 지명한 명단에는 반도체 장비업체이자 오랜 협력사인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사장도 있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사장, 정 사장 등이) 단순히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인사에게 순서를 넘기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임직원과 업계 전반에 덕분에 챌린지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대상을 고심해 지명한 것 같다”며 “특히 협력사도 함께 언급하며 언론이나 사회의 시선을 중견·중소기업으로 가게 한 것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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