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미국 켄터키주에서 소매업체 ‘달러 제너럴’을 운영하는 칼 터너는 내슈빌의 한 섬유업체가 재고물량을 처리하지 못해 고민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당시 백화점의 특가 판매에 영감을 얻어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코듀로이 천으로 남성용 바지를 값싸게 만들어 파는 것이었다. 그는 그 바지를 대량 구매해 한 벌당 1달러에 팔아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켄터키주 스프링필드의 남자들 가운데 분홍색 바지를 입지 않은 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달러 제너럴은 대공황 시기인 1939년 칼이 부친과 함께 각각 5,000달러를 투자해 백화점에 물건을 저가에 납품하는 도매상으로 출발했다. 1950년대 초 일반 소매점으로 바꾸면서 저가의 대중적인 가게로 변신해 ‘미국판 다이소’라고도 불린다. 오픈 당시 스타킹 한 켤레를 25센트, 남성용 드레스 셔츠를 50센트에 파는 등 제품 한 개에 1달러 이하라는 저가 전략을 펼쳤다. 매장도 저소득층이 많은 시골의 소도시에 60㎡ 안팎의 작은 규모로 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달러 제너럴은 세일 행사를 하지 않는 대신 값싼 제품을 편리하게 구매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요즘에도 제품의 판매가격이 최대 10달러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시간과 돈을 절약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편의성과 월마트의 저렴한 가격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달러 제너럴은 매년 매장 수를 평균 1,000개씩 늘리며 ‘패밀리 달러’ ‘달러 트리’와 함께 미국의 3대 저가 매장 체인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코로나19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염가로 승부하는 달러 제너럴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들어 매출이 28% 증가하고 순이익은 69%나 올랐다. 최근 직원 5만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언론들은 달러 제너럴을 성장률이 가장 높은 투자 유망주로 꼽을 정도다. 월가에서는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한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저가 마케팅 전략이 코로나 위기의 터널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계속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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