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투자업계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CBRE가 아시아퍼시픽 지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데이터센터 투자 선호도가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는 18%였으나 1년 사이 데이터센터를 찾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5세대이동통신(5G)·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발달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원격 근무와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리츠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 리츠가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아시아퍼시픽 시장에서는 아직 투자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가 많지 않습니다. CBRE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아시아퍼시픽 지역의 산업용 부동산 투자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합니다. 투자 기회를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큰손들도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 있는 업체들과 손을 잡는 등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싱가포르투자청(GIC)가 미국의 데이터센터 리츠인 에퀴닉스와 10억달러 규모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 게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글로벌 1위 부동산자산운용사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블랙스톤도 지난 22일 중국 최대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인 21비아넷(21vianet)에 1억 5,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블랙스톤은 21비아넷의 가장 큰 기관투자자로 등극했습니다. 블랙스톤은 이를 계기로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IDC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1비아넷에 따르면 중국 IDC 시장 규모는 올해 230억달러에서 2022년에는 354억달러로 53.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블랙스톤이나 GIC뿐만 아니라 향후 국내외 큰손들이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1위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KT와 손잡고 글로벌 IDC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최근 국내에서는 NHN·네이버·삼성SDS·SK브로드밴드 등 IT기업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어 향후 연기금 및 공제회, 부동산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에게 투자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현재 국내에서도 다수의 투자자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담당 연구원은 “지금까지 한국은 데이터센터를 기업이 직접 짓고 보유·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데이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고 리스크도 높다”며 “향후 외부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는 방식이 늘어날 것이며, 폭발적인 수요 대응과 데이터의 안정적 관리, 효율적 자산 배분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