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제로’ 1호 사업장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공사의 정규직 노조는 청원경찰 직고용 계획이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제기 준비에 나섰고 공사 보안검색 요원들은 직고용 과정에서 100% 정규직 고용 승계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개채용 시험을 준비해 왔던 취업준비생과 대학생들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하는 등 안팎으로 비난과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과 관련,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원글에는 24일 오전 동의 수가 이미 1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24일 오전 8시 기준 14만3,575명의 동의를 얻었다.
글쓴이는 “그간 많은 공기업이 비정규직 정규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충격적”이라며 “인천공항은 높은 토익점수와 스펙이 보장돼야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다.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하는 것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됐다.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도 먹고 회사는 이들을 위한 곳이 될 것”이라면서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 쌓고 공부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원인은 이어 “알바처럼 기간제를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복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것은 평등이 아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공사는 지난 21일 이달 말까지 계약이 만료되는 보안검색 요원들을 일단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에 편제한 뒤 채용 절차를 진행해 합격자를 연내 직고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 중 약 30~40%가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자들인데 이들은 경쟁 채용 과정을 거쳐야 한다.
채용에는 기존 보안요원 외에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기존 보안요원에 가점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탈락자가 상당수 발생할 수 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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