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트윗을 ‘숨김 처리’했다. 가학적인 내용이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트위터는 앞서 세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 경고 딱지를 붙인 적은 있지만 아예 글을 숨겨버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가학적인 행위에 관한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며 이 같은 조처를 했다. 다만 트위터는 공인의 행동과 진술을 확인한 후 그것에 관해 비판·토론할 때 얻을 수 있는 공익을 고려해 트윗을 삭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따로 ‘보기’ 버튼을 눌러야 해당 트윗을 확인할 수 있으며 트윗에 ‘좋아요’를 누를 수 없다. 숨김 처리된 트윗을 공유·리트윗해 확산시키는 행위도 불가능하다.
문제가 된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인 한 워싱턴DC에 결코 ‘자치 구역’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그러려고 한다면 심각한 물리력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은 이 트윗이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지난 8일부터 시위대는 시애틀 도심 관광 명소인 캐피톨 힐 지역을 점거하고 ‘자치 구역’으로 선언해 당국과 대치해왔다.
트위터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치는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트위터는 우편투표가 부정 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달았다. 또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트윗에는 “폭력을 조장한다”는 경고 문구를 게시했다. 지난 18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가짜 CNN방송 뉴스에 “조작된 미디어”라는 경고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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