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해결 등에 일방주의적이라고 비난하면서 러시아와 인도에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23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과 화상회의를 갖고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왕이 국무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에 복잡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책임을 전가해 국제 사회의 전염병 방제 협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의 유착을 의심해 WHO 자금지원 중단을 선언한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과 러시아·인도의 협력 강화를 요구하며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유엔의 틀 내에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며 개방형 세계 경제 구축,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간 무역 체계 유지를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과 자이샨카르 장관은 모두 다자주의를 확고히 지지한다고 호응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일부 국가가 편협한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를 파괴하려 하고 지정학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에 제재를 가하며 보호주의를 상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는 단결해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주요 20개국(G20)과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등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자”고 제안했다.
최근 중국과 무력 충돌이 발생한 인도도 일단 갈등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양국은 최근 충돌이 발생한 히말라야 국경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2일 국경 지대에서 제2차 고위급 군단장급 회담을 진행한 후 나온 조처다. 앞서 중국군과 인도군 600여명은 15일 밤 인도 북부 라다크지역 분쟁지 길완 계곡에서 무력 충돌해 인도군 20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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