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재래콩 종자의 추출물에서 피부주름, 알코올성 지방간, 아토피 피부염 등에 개선 효과가 있는 약콩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농진청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 연구로 한국 고유의 콩 핵심집단을 활용해 세 가지 기능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SCEL-1(에스셀원)’품종을 개발하고 특허등록과 기술이전을 마쳤다.
에스셀원은 검정색 소립의 쥐눈이콩 계열이다. 동의보감에는 쥐눈이콩이 ‘약콩으로서 혈과 독을 풀어준다’라고 기록돼 있다.
에스셀원에는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 계열 항산화성분(3종)이 일반 쥐눈이콩보다 최대 20배 높게 함유됐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와 심혈관계 질환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셀원은 일반 쥐눈이콩과 달리 종자가 납작한 형태이며 100알의 무게가 9.4g인 소립종으로 10a당 270kg 정도 생산된다. 재배 적지는 항산화물질 함량을 기준으로 볼 때 위도와 해발이 높은 경기도 파주, 강원도 평창 등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에스셀원 추출물을 이용한 세포와 동물 실험에서 피부 주름, 알코올성 지방간,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개선 효과를 검증했다.
자외선 처리로 피부노화를 유도한 쥐 실험 결과 에스셀원 추출물 섭취군에서 섭취하지 않은 군보다 주름이 17% 감소됐고, 콜라겐 양은 76% 증가했다. 일반 검정콩과 쥐눈이콩을 비교했을 때도 에스셀원의 콜라젠 생성 효능이 15∼17%포인트 더 우수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도한 쥐 실험의 경우 에스셀원 추출물을 섭취했을 때 혈중 지질이 그렇지 않은 군보다 30% 줄었고, 알코올로 거대화된 지방간 조직의 병변 부위도 에탄올 섭취군에 비해 25% 줄었다.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 쥐에서도 에스셀원 추출물을 도포했을 때 대조군보다 약 40% 정도 염증이 감소했다.
이는 지방간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실리마린이나 염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약물인 덱사메타손과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써 앞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치료제 원료를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에스셀원 품종과 기능에 대해 각 3건의 국내와 해외 산업재산권을 출원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중개로 지난 18일 산업체와 기술이전 협약을 했다.
산업체는 에스셀원을 이용해 일반 식품을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화장품 등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김상남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에스셀원 개발을 통해 앞으로 콩을 비롯한 식량작물의 기능성 자원 개발 연구를 더욱 확대하고 부가가치 증진과 관련 산업을 활성화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운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직무대행은 “우수한 농업 자원의 기능성 응용 연구를 적극 지원해 농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종자산업의 미래의 핵심가치가 잘 구현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