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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관 비정규직에 자극"…'神의 직장 직고용' 도미노 되나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일파만파]

한국공항·인천항만 등 근로자 동요

직접고용 요구 가능성 배제 못해

도로公은 자회사 공기관화 추진

"취업 평등권 침해" 국민적 공분

노노갈등 우려도 커…논란 확산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원들이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열린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정규직 전환’ 관련 기자회견 입장을 막아서고 있다./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다른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직고용 요구가 빗발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상당수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맞춰 자회사가 고용하는 방식 위주로 정규직 전환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인천공항이 한 걸음 더 나아가 특정 직무에 대해 직접 고용 계획을 밝힌 만큼 다른 기관 근로자들도 직고용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포·김해·제주 등 국내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일부 직종(소방·대테러)을 제외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해 자회사가 고용하는 방식으로 올해 초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보안검색 요원 838명, 특수경비 요원 858명 등은 공사 자회사인 항공보안파트너스의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일각에서는 인천공항의 사례를 보고 공사에 직고용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항공보안파트너스 관계자는 “노조 소속이든 비노조원이든 아직 직고용을 요구하는 움직임은 없다”며 “현장에서 아직 특별한 반응이 없지만 똑같이 보안검색 업무를 하는데 인천공항 근로자들이 직고용되면 부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회사 설립 후 첫 임금·단체협상을 진행 중인데 인천공항의 직고용 소식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인천항을 경비·관리하는 인천항만공사의 일부 근로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천항만공사 자회사인 인천항만보안공사에는 청원경찰 81명과 특수경비직 27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137명은 인천항만공사가 직접 관리하는 보안구역에, 나머지는 민간이 운영하는 사업장과 별도의 계약을 체결해 경비 등의 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 민간 사업장에 근무하는 특수경비직들이 임금이나 대우가 청원경찰보다 낮아 인천공항 사례를 계기로 청원경찰로 전환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부 공기업들은 직고용 요구에 극심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과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등이 자회사 채용 방식에 불만을 제기해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일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다음달 기획재정부에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도로공사서비스는 지난 2017년 7월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원 6,500명 가운데 5,100명을 자회사 직원으로 전환해 세운 자회사다.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고용불안이 줄어들어 사실상 자회사 직원 입장에서는 직고용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비정규직의 직고용 요구가 거세질수록 ‘노노갈등’도 우려된다.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정규직 노조)은 이번 청원경찰 직고용 조치가 누구나 준비를 해서 공사에 취업할 국민의 기회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월 민주노총 산하 가스공사 비정규지부가 1,200여명에 달하는 환경미화 근로자 등에 대해 ‘본사가 직접고용하라’고 주장하면서 가스공사 사장실을 점거하자 가스공사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노조가 본사의 직접고용을 포함해 별도의 심사절차 없는 전원 고용승계, 만 65세 정년 인정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전문 대학교수는 “인천공항의 이번 조치가 다른 공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직고용 요구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국민적 공분과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원 글 동의 인원은 이날 20만명을 돌파했다.
/한동훈기자 세종=조양준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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