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도입한 추적 애플리케이션(앱) ‘스톱 코비드’가 국민적 외면을 받으면서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출시 후 3주 동안 스톱 코비드의 누적 다운로드는 190만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전체 인구 6,700만명 가운데 2.8%에 불과한 수치다.
스톱 코비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주변에 다가오면 경고 메시지가 뜨는 블루투스 기반 앱이다. 코로나19 환자는 감염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실제 등록한 사람은 68명에 그쳤다. 또 알림 메시지가 전송된 건수는 지난 3주간 14개에 불과하다. 심지어 다운로드한 사람 중에서 46만명은 앱을 기기에서 제거했다. 옥스퍼드대학은 지난 4월 추적 앱이 코로나19 차단 효과를 발휘하려면 전 국민 중 60% 이상이 활성 이용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놓았지만 이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방역 효과를 내는 데 필요한 수준에 한참 모자라 실효성 논란이 커지면서 국민적 외면으로 사실상 실패했다고 FT는 전했다.
실효성 논란에 대해 스톱 코비드의 개발과 보급에 앞장 선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은 “최근 프랑스 국민이 코로나19의 확산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추적앱 역시 필요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앱 자체적인 기술적인 문제도 실패 요인으로 꼽는다. 애플의 아이폰은 백그라운드 상태에서 블루투스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이 앱을 다운받아도 사실상 유명무실한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구글과 애플의 표준을 선택한 다른 유럽 국가의 코로나19 추적앱과도 상호운용이 되지 않아 효용성은 더욱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도우파인 프랑스 공화당의 다미엥 아바드 하원의원은 “추적앱의 출시 시기가 너무 늦었고 여러 단점이 많아 프랑스 사회에 연착륙 하기도 전에 소멸했다”며 꼬집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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