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동안 시청자들과 동고동락했던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26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휴식기를 갖는다. 마지막 방송에는 ‘개콘’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박준형, 김대희, 신봉선, 이수지 등 개그맨들이 추억의 코너들과 함께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26일 방송에는 신봉선은 “내가 ‘개콘’을 어떻게 보내”라고 외치며 눈물을 쏟아내며 “짜증 지대로다” 등 과거 유행어를 선사할 예정이며, 허경환은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던 레전드 코너 ‘네 가지’로 7년 만에 돌아와 “개그콘서트, 잊으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등 그동안 유행어들을 맘껏 쏟아낼 예정이다. “앙대여~”란 유행어를 탄생시킨 김영희는 정태호와 함께 ‘끝사랑’ 코너에서 보여줬던 케미스트리를 재연한다.
이수지는 정명훈과 함께 추억의 ‘선배, 선배!’ 코너로 웃음은 물론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밖에도 ‘봉숭아학당’에서 고시생으로 분한 박휘순, ‘시청률의 제왕’ 속 막장을 보여줬던 이상훈도 오랜만에 무대에 설 예정이다. 매주 현장에서 늘 프로다운 모습으로 감정을 유지했던 박준형은 끝내 마지막에 눈물을 터뜨려 순식간에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달라진 코미디 트렌드에 시청자 떠나는 '개콘' |
1999년 7월 18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개콘’은 2003년에는 시청률 30%에 근접하며 ‘국민 예능’으로 불렸다. 일요일 밤의 웃음을 책임지는 예능이자, 주말의 마무리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유행어를 모르면 다음 날 학교나 회사에서 대화에 끼지 못할 정도였다. ‘개콘’에서 김준호와 김대희부터 이수근, 박준형, 정종철, 송준근, 김병만, 박성광, 박영진, 윤형빈, 유세윤, 신봉선, 강유미, 안영미, 신보라 등 방송가에서 내로라하는 인기 개그맨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국내 간판 개그 프로그램으로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총 156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가져갔다. 2003년, 2011년, 2012년, 2013년 등 KBS연예대상에서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만 4차례 차지했으며 백상예술대상과 한국방송대상도 휩쓸었다.
그러나 점차 공개 코미디 포맷 자체가 식상해지고, 야외 버라이어티와 관찰 예능 등으로 예능가 주류 장르가 넘어가면서 ‘개콘’은 결국 휴식기를 갖게 됐다. 다만 ‘개콘’ 출연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KBS는 “출연자들은 휴식기에 KBS 코미디 유튜브 채널인 ‘뻔타스틱’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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