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대책으로 새롭게 규제지역에 편입된 지역의 청약 당첨자들이 규제에 반발하며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다. 경기 양주 지역 청약당첨 주민 수십 명이 양주시청을 찾아 기습 시위를 벌였고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 입주예정자를 중심으로 모인 지역 주민 30여명은 이날 양주시청을 찾아 항의 시위를 했다. 6·17 대책 전 옥정신도시 내 분양을 받고 입주를 앞둔 주민들이다.
이들이 양주시청을 찾아 거세게 항의한 것은 6·17 대책으로 양주가 조정지역으로 묶이면서 중도금, 잔금 납부를 위한 대출이 대폭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아 중도금·잔금을 치러야 하는 주민들은 이번 규제로 자금 조달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일부 주민들은 대출을 받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계약금까지 날리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주민은 “영세한 실거주민들을 내쫓고 현금 가진 투기세력들에게 집을 다 넘겨주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정부는 지난 6·17 대책을 통해 주택가격 급등세를 보이는 경기, 인천, 대전, 청주 등을 중심으로 규제지역을 대폭 늘렸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잔금 대출을 시세 대비 50%만 받을 수 있게 된다. 분양가 대비 70%까지 나오는 중도금대출이 잔금 대출 한도보다 높으면 이를 인정해주기로 했지만 상당수 청약당첨자들은 당초 계획대비 대출 한도액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양주 지역 외에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 다른 지역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인천 연수·남동구, 안산 단원구, 수원 일부 지역 등 주민들 또한 집단행동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한 여론 형성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청원글을 올린 작성자는 “6·17 부동산 규제 이전 분양권자들에게 청약 관련 모든 규정을 종전 규정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작성자는 “시장을 교란하지도 않고 관련 제도와 법령을 준수하고 그 안에서 정당하게 권리를 획득한 사람들을 투기꾼이라고 몰아가며 마녀사장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글에는 사전동의자가 250여명이 몰렸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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