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을 수 있다고 털어놨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평소에 마스크 착용을 극도로 꺼려와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코로나19)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해보는 검사를 받아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깜짝’ 발언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3월 7∼10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에 다녀왔다가 동행한 인사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3번에 걸쳐 검사를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당시 검사 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으나 관련 문건을 공개하지 않아 소송전으로 비화했고, 대법원은 세 차례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맞았다는 문서를 공개했다.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검사받을 때 주민등록번호와 개인납세번호, 생년월일 등은 그대로 적었지만 이름은 세 차례 모두 허위로 적었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온 나라다. 이날까지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 확진자는 122만8,114명, 사망자는 5만4,971명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브라질리아 시내를 활보하며 지지자들과 거리낌 없이 악수하고 포옹하고 다녀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결국 한 변호사가 소송을 제기했고 브라질리아 연방법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명령하고 이를 어기면 벌금 2,000헤알(약 46만원)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달 들어 사회적 격리를 완화하고 있는 상파울루주에서는 2차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상파울루주는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많이 보고되는 지역으로 누적 확진자가 25만명 수준이다.
상파울루주 코로나19 긴급대응센터의 주앙 가바르두 사무국장은 “상파울루시 등 대도시에서는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의료 시스템이 부실한 내륙지역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2차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에서는 이달 초부터 일반 상가와 쇼핑센터의 영업이 제한적으로 허용된 데 이어 다음 주부터는 음식점도 영업이 허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영업시간은 하루 6시간으로 제한되고 테이블 간격은 1.5m, 의자 간격은 1m를 유지해야 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