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젊은 층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급증 현상을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CDC는 “코로나19 유행이 고령층에서 젊은이로 이동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 실천을 당부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전날 기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현재 코로나19 확산은 젊은이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며 젊은 층이 노인들과 기저질환을 가진 위험군에 다시 질병을 퍼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코로나19가 크게 번진 텍사스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주 정부도 젊은 층을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젊은이들이 유흥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환자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통계치도 속속 나왔다. 플로리다주는 환자 평균 연령이 지난 3월 65세 이상에서 이달 24일 기준 33세로 확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애리조나주에선 20∼44세 양성판정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3배나 높았고, 환자의 평균 나이는 51세(4월)에서 39세(6월)로 이동했다.
캘리포니아에선 18∼49세 환자가 최근 몇 주간 크게 늘면서 전체 환자의 절반이 넘는 56%(지난 24일 기준)로 치솟았다. LA 카운티에서도 18∼40세 환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젊은이들이 코로나19 재확산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저임금 노동력을 담당하는 미국 라틴계 사회에도 코로나19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미국 전체 카운티 가운데 라틴계 인구 비율이 25%를 넘은 지역에서는 최근 2주간 코로나19 환자가 32% 증가했다. 인구 구성비 대비 환자 비율도 라틴계가 높았다. 미국 전체 인구에서 라틴계 비중은 18%였지만, 미국 전체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라틴계 비중은 34%를 차지했다고 타임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라틴계 환자 확산이 코로나19 봉쇄 기간 노동 시스템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수백만 명의 라틴계 근로자가 코로나19 봉쇄 시기 육가공 공장과 농장에서 일했고, 식료품점과 병원의 잡무를 맡았다”며 “코로나19에 걸린 라틴계 환자가 비좁은 집으로 돌아와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림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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