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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W] 로그인하는 학생 절반에 불과…실패로 끝난 美 원격교육 실험

코로나19에 원격수업 대거 도입

참여율 낮고 인터넷 접속도 문제

부유층 학생 별도 지도 받지만

저소득층은 못해 격차 확대될 가능성

9월 개학 앞두고 당국 고민 커져

미국 켄터키주 세인트프랜시스스쿨의 한 교사가 코로나19로 등교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AC레이놀즈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케이트 휘티어는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으로 원격수업을 한 이번 학기가 너무 힘들었다. 휘티어는 25일(현지시간) “부모의 감시를 피해 언제든 딴짓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을 상대로 의미 있고 효과가 큰 온라인 수업을 설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학생들도 3개월가량의 원격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하루 평균 61%의 학생만 수업에 참여했고 보스턴에서는 평일 온라인 수업에 로그인하거나 과제를 제출한 학생이 절반에 불과했다. 교사와 학생 어느 쪽도 효율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미국의 원격수업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5,000만명 이상이 원격수업을 받았지만 참여율이 저조했고 교육적 가치도 떨어졌다.

코로나19 기간에 477개 학군이 어떻게 대응해왔는지를 분석한 워싱턴대의 보고서를 보면 27%의 지역만 학생들의 원격수업 참여 여부를 교사에게 기록하도록 했다. 셧다운(폐쇄) 이후 첫 2주간 로스앤젤레스 학생 1만5,000명은 원격수업에 나타나지 않았고 숙제도 하지 않았다. 원격수업 숙제가 최종 성적에 포함된 곳은 42%에 그쳤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며 소통하지 못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기술적 문제도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터넷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가정의 학생 비중이 25%를 넘는 주만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 등 5곳이다. 이 비율이 20~24%인 지역도 캘리포니아와 뉴욕주 등 13곳이다. 지역별로 무선인터넷과 크롬북 같은 학습기구를 제공했지만 가정형편과 개인 사정에 따라 학습여건은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원격수업으로는 공정경쟁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모가 아이의 학습활동에 개입할 여지도 있다. 이를 고려해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등에서는 교사들에게 학교가 문을 닫기 전보다 더 낮은 점수를 주지 말라고 지시했다. 워싱턴주는 모든 지역에서 F를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

장애학생의 문제점도 제기된다. 아이의 특성상 교사의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필요한데 이를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9월 개학을 앞두고 교육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매사추세츠주만 해도 9월부터 등교하되 여전히 원격수업과의 병행을 허용한다. 애리조나주도 대면과 원격수업 가운데서 고를 수 있게 했다. WSJ는 “원격수업은 실패했으며 작동하지 않았다”며 “부잣집 아이들은 과외를 받거나 비싼 사립학교로 전학할 수 있다. 가장 취약한 계층의 아이들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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