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날 선 발언을 내놓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추 장관께서 거친 언사로 검찰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의 당위성을 역설하면 할수록 논쟁의 중심이 추 장관 언행의 적절성에 집중될 수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여당 내에서 추 장관에 대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의원은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추 장관의) 일련의 언행은 제가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서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포문을 열었다.
조 의원은 “추 장관께서 연일 총장을 거칠게 비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법무부 장관께서 원래의 의도나 소신과 별개로 거친 언행을 거듭하신다면 정부 여당은 물론 임명권자에게도 부담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꼭 거친 언사를 해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단호하고도 정중한 표현을 통해 상대를 설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장관님께서 한 번 호흡을 가다듬고 되돌아보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글을 마쳤다.
이는 추 장관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의원 혁신포럼에서 윤 총장을 비판한 내용을 정조준한 것으로, 여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의 언행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추 장관은 윤 총장을 거론하며 “(윤 총장이)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이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해) 보라고 하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며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서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인성문제”“꼰대” 野 한목소리
秋 “언어 품격 저격은 물타기”
앞서 미래통합당과 정의당도 추 장관의 언행을 비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인성의 문제”라고 지적한 가운데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법무부 장관이 특정정당 의원들의 모임에 가서 검찰총장 품평을 한 가벼움과 그 언어의 경박함이 정말 목불인견”이라고 쏘아붙였다. 정의당 역시 추 장관의 언행에 대해 “꼰대 스타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26일 논평을 통해 “전반적으로 표현이 너무 저급하고 신중하지 못하다”며 “국민들이 심각하게 바라보는 검찰개혁 문제를 이렇게 수준 낮게 표현하는 것은 검찰개혁의 문제를 두 사람의 알력싸움으로 비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일자 27일 SNS에 “장관의 언어 품격을 저격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 장관의 정치적 야망 탓으로 돌리거나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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