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사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을 방치했다가 하루 새 8조원 넘게 자산 손실을 봤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8.32% 떨어진 216.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석 달 새 최대 낙폭이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560억달러(약 67조2,000억원) 줄었고 지분 13%를 보유한 저커버그의 주식자산 가치도 895억달러에서 823억달러로 72억달러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에 이어 세계 3위였던 그의 갑부 순위도 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게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이날의 주가 폭락은 페이스북이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에 대해 “최대한 많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코카콜라·유니레버·버라이즌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페이스북 광고 게재를 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27일에는 펩시콜라를 생산하는 펩시코까지 가세하는 등 기업들의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은 갈수록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판이 거세지자 저커버그는 한발 물러나 증오나 폭력을 선동하는 정치인의 게시물은 삭제하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게시물에는 표지(label)를 달겠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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